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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커피

담양 한옥카페 슬담 - 리코 gr3와 후지필름 x-t5로 담은 카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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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카페 슬담(Seuldamm)

카페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담양 인근에 살며 괜찮은 담양 카페를 찾아다녔다. 사실 담양 카페 검색을 해보면 정말 많은 카페들이 나온다. 죽녹원과 메타프로방스라는 꽤나 유명한 관광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덕분에 시골답지 않게 트렌디한 카페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 그런데 막상 찾아다녀보면 사람들은 드글드글하지, 그렇다고 공간이 넓거나 음료가 맛있지도 않지. 그냥 전형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맛집화된 - 물론 나도 지금 블로그로 카페를 소개하고 있지만서도 너무 블로그에 광고식으로 작성해서 맛집화된 카페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 평범한 카페들이 대부분이었다. 최소한 공간이라도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서울 한 가운데에 놓으면 그냥 평범해보일 그런 구조의 카페들이다보니 그 많은 사람들을 뚫고 자리를 잡고 돈을 내며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실패가 쌓여갈 때쯤, 정말 처음으로 담양에서 괜찮은 카페를 발견했다. 카페 슬담(seuldamm). 전형적이지 않고, 평범하지도 않으며, 음료도 괜찮은 카페. 보통 '한옥카페'라고 하면 그냥 한옥처럼 건물을 만들거나, 만들어져 있던 한옥을 평범하게 리모델링해서 불편은 불편대로 남고, 딱히 예쁘거나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그렇지 않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신념을 담아 내부를 꾸며놓은 곳.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담양 카페를 발견한 김에, 썩 카페 리뷰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리코 gr3와 후지필름 x-t5로 담은 사진과 함께 간단한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당연히 원고료, 리뷰비 그런 거 받은 적 없고 그냥 마음에 들어서 남기는 리뷰글. 남편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릴스를 카페 계정에 공유해주신 게 기분이 좋아서 더 호의적임 :)

 

 

 

담양 카페 슬담의 공간

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이다. 개인적으로 음료의 맛과 품질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공간이 더 중요하다. 커피가 맛있어서 다시 간 카페는 없지만, 공간이 편안하거나 아름다워서 또 찾은 카페는 많으니까. 그런 점에서 보자면 담양 카페 슬담은 누구에게든 한번쯤 방문해보라고 추천해볼 만한 카페다. 일단 들어가는 길에서부터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낀다. 주차장이 건물에서 좀 떨어져 있어 더운 날 걸어가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 불편보다 걸어가는 길에 보이는 소소한 동네 풍경에 편안함이 느껴진다. 

 

 

 

건물 입구부터 한옥의 맛이 느껴진다. 우리야 담양 인근에 살며 시골과 한옥이 평범하게, 아니 사실 좀 지겹게 느껴지는 편이지만 수도권에서 여행을 떠나온 분들에게는 이런 요소들이 매력적이리라. 건물로 들어가는 길이 돌로 포장돼 있어 유모차를 끌고 오는 사람들은 조금 불편하겠다 싶다. 임신을 하니 이런 부분이 보이네.

 

 

 

주문하는 공간으로 들어와 주문을 하고 잠깐 실내를 돌아봤다. 건물에는 창이 생각보다 작게 내어 있다. 홈페이지에서도 기록하고 있듯, 의도적으로 창문을 작게 냈다고 한다. 들어오는 빛을 절제하기로 했다고. 때문인지 실내 공간은 좀 어두운 편에 속하지만, 불편할 정도도 아닐 뿐더러, 나름대로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실내 구성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아, 저기 보이는 건물은 입구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별채다. 

 

 

 

부분마다 포인트가 참 많았다. 한옥의 상단을 그대로 살려서 인테리어를 한 부분도 매력적이었다. 사실 이렇게 공간을 만들면 테이블을 놓을 자리가 부족해진다. 한 테이블이라도 더 놓고 싶은 것이 사업자의 마음일 텐데, 굳이 공간을 좁게 만들면서도 이렇게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안쪽에서 주문하는 입구 방향을 담은 사진. 창이 얼마나 좁게 나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이다. 우리는 애당초 별채로 갈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았고, 사람들도 많아 초상권 침해를 하지 않기 위해 사진을 남기지 않았다. 리뷰를 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불친절할 수 있냐 싶겠지만, 리뷰는 공간의 느낌만 보여줘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궁금하면 가서 보시라. 

 

 

 

공간이 답답하지 않도록 복도 중간에는 거울도 설치돼 있었는데, 꽤나 포토스팟느낌 물씬. 내가 나온 메뉴들을 보고 있을 때, 남편은 우리를 담고 있었네. 

 

 

 

여기서부터는 별채. 입구에 들어갈 때부터 별채가 눈에 들어왔다. 본 건물이 빛이 적게 들어오는 의도적으로 어둡게 만든 공간이라면, 별채는 의도적으로 큰 창을 낸 밝은 공간이었다. 앞뒤로 큰 창이 달려 있어 바깥 뷰를 보기에 참 좋은 공간이었다. 당연히 빛이 많이 들어오니 본 건물보다 따듯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기도 했고. 

 

 

 

당연히 이 공간에는 스피커가 설치돼 있어 나름대로의 분위기를 구성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별채의 플레이리스트가 딱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옛날 고성 태씨트에 갔을 때 실내 공간과 창밖으로 보이는 경관 그리고 플레이리스트가 너무나 찰떡같이 조화되어 매력적이라는 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플레이리스트가 뭔지 물어보고 나왔을 정도. 그런 반면 슬담 별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오히려 분위기를 흐뜨려뜨린다는 느낌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 하나를 꼽으라면 이거 하나를 꼽겠다. 

 

 

 

다시 공간으로 돌아와서, 창 바로 앞에 테이블이 있어 바깥 시골뷰를 보며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우리는 사실 자주 보는 파밭뷰이긴 하지만, 이런 한옥 공간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시원하게 바라보는 뷰가 주는 느낌은 또 다르거든. 

 

 

 

테이블 자체가 좀 좁긴 하지만, 으레 이런 자리에는 무릎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 앉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지곤 하는데, 무릎 공간을 충분하게 만들어줘서 앉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입구를 제외하고는 3면이 창으로 구성돼 있어 개방감을 줬다. 그나저나 리코 Gr3의 색감이 참 좋다고 느껴지는 사진. 햇빛이 따듯하게 들 때 리코의 색감은 참 좋다. 

 

 

 

야외 좌석도 예상보다 많았다. 더워서 앉을 수는 없었지만, 총 합하면 14석 정도는 나올 것 같다. 2명씩 5좌석, 4명씩 1테이블이 있으니까. 날이 선선해지면 또 와서 야외석에 앉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여담이지만 의자가 정말 불편하더라. (아까 단점 하나만 꼽으면 플레이리스트라고 했는데, 쓰다보니 단점 하나 더 생각남. 어차피 이 공간이 좋다고 소개하는 글이니, 단점 두 개 정도는 괜찮잖아?) 임신 상태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의자 자체가 오래 앉기에는 너무나 불편한 의자였다. 옛날 초등학생 때 교실에서 앉던 나무의자보다 직각이고, 딱딱한 그런 의자. 사실 카페가 커피 마시는 공간이니 오래 앉아 있으려고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불편한 의자에 앉게 한다는 것도 좀 문제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카페 슬담의 메뉴

커피 맛을 잘 모르지만, 어딜 가든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그래도 이런 카페에 왔으면 시그니처라고 소개하는 메뉴를 먹어보는 게 재미이니까, 슬담 슈페너와 바닐라빈 라떼, 호두 꿀케이크를 주문했다. 

 

 

 

맛있다. 뭐 이렇게 단순하냐 싶겠지만, 커피에 전문가가 아니니까 맛있다 맛없다로 구분하는 게 대중적이지 않나. 슈페너는 슈페너대로, 바닐라빈은 바닐라빈대로 맛있었다. 특히 호두 꿀케이크가 매력적이었는데 당 충전을 제대로 시켜주는 말그대로 꿀 케이크였다. 

 

 

 

또 씹으면 씹을수록 호두 맛이 올라와 풍미도 좋았고. 다른 사람들은 흑미떡플을 많이 먹던데, 호두꿀케이크 선택에 후회가 없는 맛이었다. 

 

 

 

간단한 결론

또 가고 싶은 카페. 한 마디로 카페 슬담은 또 방문하고 싶은 카페다. 관광지에 찾아온 분들에게는 해당되기 어려운 표현이겠지만, 우리는 딱 취향에 맞는 카페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람이 없는 평일에 꼭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본관 건물에서는 어두움과 고요함이 주는 평온함을, 별채에서는 빛의 따사로움이 주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니까. 

 

담양에 온다면 슬담을 방문해보시길 추천한다. 시골살이를 하고 있는 우리가 보기에, 최소한 슬담을 방문하기 위해 오는 과정부터 나가는 과정까지 시골 풍경 맛이라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남들에게 알려진 관광지만 방문하기보다, 시골 자체의 풍경과 그 속에 자리잡고 있는 괜찮은 카페를 누려보시면 어떨까. 

 

 

 

사진: 리코 Gr3, 후지필름 X-T5(XF33mm 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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