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Pour over 드리퍼를 구매하면서 시작된 핸드드립 입문. 스탠리 드리퍼 때문에 쓴 글만 벌써 세 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프리뷰, 외관리뷰, 실질적인 사용 후기까지.
그런데 드리퍼를 더 사용하면서 몇 가지 추가적인 단점이 더 발견됐고, 개인적으로 나는 스탠리 드리퍼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이 글은 그 단점들에 대한 기록이고, 이전의 사용 후기가 궁금한 분들은 첨부된 링크를 확인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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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과 푸어오버가 다르다고? | 스탠리 클래식 푸어오버 핸드드립
몇 번이나 리뷰를 남겼던 스탠리 클래식 포어 핸드드립. 드디어 다른 드립 세트를 구비해서 본격적으로 원두를 내려먹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진짜 써보는 드리퍼 사용 후기. 일전의 기록은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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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단점
1. 커피 찌꺼기 폭탄
커피 찌꺼기가 너무 심각하게 내려온다. 처음 여과지 없이 커피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며 '친환경적이어서 좋네' 생각했었다. 친환경에 그리 관심이 없긴 하지만, 어쨌든 핸드드립에 필요해 구비해야 할 도구라면 친환경적인 게 좋지 않겠는가. 또 여과지를 매번 구매하는 것이 신경쓰이기도 하고.
그런데 여과지 없다는 게 장점이면서도 이렇게 큰 단점이 될 줄 몰랐다. 커피 찌꺼기가 엄청나게 내려온다. 필터 하나로는 다 걸러지지 않는 것.
커피 내리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내가 원두를 너무 많이 갈았나' 생각했다. 그래서 원두 굵기를 굵게도 갈아보고 했는데 변함은 없다. 엄청난 찌꺼기가 내려온다.
아내는 내려진 커피를 마시다가 혀가 너무 씁쓸하다며 깜짝 놀랐고, 나 역시 커피 잔의 마지막 1/5 정도는 무조건 버렸다.
2. 제대로 된 Pour over가 안 된다.
커피 찌꺼기는 둘째치더라도, 나는 이 문제가 제일 마음에 안 든다. 핸드드립으로 내리는 커피 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
원두를 구매할 때 사장님이 "산미가 조금 있습니다. 고소하고 담백하지만 약간 들어 있는 산미가 기분좋게 다가올 겁니다"라고 말하셨다. 그런데 웬걸, 산미는 커녕 그냥 쓰기만 했다.
역시나 내가 핸드드립이 처음이라 '구매한 원두가 그냥 평범한 원두인가' 생각했다. 그냥 쓰기만 하고 일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사먹는 맛과 똑같길래 '비싸게 주고 산 원둔데 왜이래; 다시는 안 가야지' 생각했다.
잘 내려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Pour over라는 방식의 핸드드립이 존재하고, 스탠리 드리퍼 역시 pour over로 완전히 일정량의 물을 부어야 커피가 추출된다고 했다. 그래서 동일하게 했다. 커피가 내려졌고, 맛은 동일했다. 그냥 썼다. 핸드드립이냐 푸어오버냐 차이의 문제가 아니었다.
뭔가 이상해 뒤에 얘기할 칼리나 102D 드리퍼와 여과지를 구매했다. 일반 핸드드립처럼 같은 원두를 내려 마셨다. 내 핸드드립 실력은 당연히 성장한 바가 없고, 원두도 같은 원두였다. 맛이 전혀 달랐다. 산미가 느껴지고 커피 풍미가 좋아졌다.
스탠리 푸어오버 드리퍼는 제대로 커피를 내릴 수 있는 핸드드립 드리퍼가 아니다. 그저 여과지가 없고 드리퍼가 없을 때 임시방편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일 뿐, 제대로 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없다는 거다. 예를 들어 캠핑 갈 때 여과지며 드리퍼며 챙기기 불편하고 귀찮을 때 어쩔 수 없이 들고가는 정도라는 거지.
대안: 칼리타 102D 드리퍼 구매
결국 나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칼리타 드리퍼를 구매했다.
이렇게 맛없는 커피를 마실 거면 그냥 캡슐로 마시는 게 훨씬 편하고 맛있지, 뭐하러 이렇게 귀찮게 고생하나 싶었다. 그냥 편하게 캡슐 커피로 돌아갈까 고민도 했지만, 이왕 시작하고 다른 장비도 있기에 제대로 된 핸드드립 시도라도 해보고 싶었다.
애당초 여러 명을 대상으로 커피 내려줄 생각을 했기에 3-4인 용으로 사용되는 칼리타 102D 드리퍼와 여과지를 구매했다. 이왕 사는 거 원두 계량스푼도 없어서 플라스틱으로 된 저렴한 것도 구매를 했다. (잃어버리면 또 시켜야 되니 괜히 2개를 구매했지 하핫)
그런데 왜 하나 더 들어 있고 난리? 들어 있으면 들어 있다고 상품 설명에 써주던가... 어쩌다보니 스푼이 세 개가 됐다.
확실히 같은 회사의 제품이어서 그런지 아구가 딱 맞는다. 유격 없이 거의 딱 드립서버와 맞물리니 안정적이기도 하고.
당연하게도 제대로 된 핸드드립이 내려진다. 커피 풍미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여과지도 저렴하고 드리퍼도 저렴해서 한 번 더 놀랐다. 드리퍼도 플라스틱이라 저렴했는데, 스탠리 드리퍼가 2만 원이 넘었던 걸 생각해보면 좀 어이가 없기도 하고 ^^;
그렇기에 혹시 핸드드립을 처음 시도해보거나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절대 스탠리 드리퍼로 시작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허울 좋은 장비뽐이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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