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행의 핵심, 밤바다와 낭만포차거리
설을 맞아 가족과 함께 여수여행을 떠났다. 어디로 여행을 갈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주도는 항공권이나 숙박비가 너무 높아 갈 엄두가 나지 않았고, 부산은 서울에서 내려오는 가족이 직행으로 올 만한 교통편이 없어 선택지에서 제외됐다. 이렇게 저렇게 따지다보니 남게 된 곳이 여수. 서울에서 순창으로 가족이 내려오면, 가족을 태우고 순창에서 여수로 떠나는 일정이었다.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여수 볼 만한 곳들을 리스트업했는데, 그 많은 리스트 중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바로 여수 밤바다와 낭만포차거리였다. 사실 여수 가볼 만한 곳들을 찾아보면 생각보다 볼 게 없다고 느끼게 된다. 실제로 딱히 볼 게 많은 도시는 아니다. 그런데도 여수가 여행지로 선택되는 것은 여수밤바다라는 노래 한 곡이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 여수 밤바다의 분위기, 그리고 그 분위기를 보며 걷고 먹는 낭만포차거리. 사실 별 거 아닌데 막상 가보니 너무 좋더라.
개인적으로는 술을 안 마시기 때문에 포차거리와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음주를 하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한 낭만포차거리의 가성비는 어떻고 분위기는 어떤지 간단하게 나눠보려고 한다. 왜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지 간단하게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이 되지 않을까.
낭만포차거리 가는 길
낭만포차거리에 가는 길을 먼저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우리가 가는 길이 최단거리도 아니고, 보편적인 길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라.
먼저 우리는 종포 해양공원을 찾아갔다. 네비게이션으로 종포 해양공원을 찍고 가면 해양공원 주차장이 나오고, 꽤나 여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물론 우리는 설에 방문해서 주차자리를 찾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평일에는 큰 무리 없이 주차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에 방문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차를 주차하고 번쩍이는 곳을 향해 걸으면 위 사진처럼 여러 음식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을왕리, 혹은 오이도 같은 곳에 입점해 있는 상점들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몇몇 집에서는 호객행위도 적극적으로 하더라. 이쯤 걸으면 '내가 생각하던 낭만포차 거리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 거다. 그래도 거기서 돌아서지 말고 좀 더 걸어보시라.
본래 우리의 목적은 해양공원을 걷는 것이었어서 가족끼리 신나게 걸었다. 주차한 곳에서 5-10분 정도 걸으면 낭만포차거리가 보이니 걱정하지 말고 걷자. 걷는 내내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도 눈에 보이고, 돌산대교와 그 위로 지나다니는 케이블카 때문에 분위기가 더더욱 좋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낭만포차거리 도착.
낭만포차거리의 가성비
사실 낭만포차거리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익히 들었을 거다. "여수 낭만포차거리 가성비가 너무 안 좋다"라는 말. 우리 아빠도 직장 동료한테 여수 낭만포차거리 갔다가 덤탱이만 쓰고 식사도 제대로 못 했다는 악평을 이미 듣고 왔더라. 여행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는 우리 아빠도 아는데,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야겠지.
그래서 실제 경험한 여수 낭만포차거리 가성비는 어떻냐고? 나쁘다. 그런데 감수할 만큼 나쁜 정도라 괜찮다. 이게 개인적으로 내릴 수 있는 총평인 것 같다. 메뉴판 사진이 제대로 안 보일 테니 확대해서 보여드리겠다.
술을 안 하는 입장에서는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주류 값이 싼 편이라고 하더라. 물론 병 자체가 작은 병이 나와서 그렇게 싼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가게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라고? 어디 나가서 술 사본 적이 없어서 정확한 정보인지는 나도 모른다.
메뉴들의 가격을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다 너무 비싸다. 양도 적고, 맛도 심심하거나 자극적이거나 둘 중 하나다. 음식 자체만으로 보면 전부 술안주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식사를 해결할 만한 곳도 아니다. 나 개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가성비는 정말 극악인 곳.
그런데 여기서 저녁 든든하게 해결하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여수 밤바다 보면서 여수 낭만포차거리에서 포차 감성 느끼며 술 한 잔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그런 입장에서 보자면, 여행지에서 갬성은 갬성대로 내기엔 감수할 만한 가격이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메뉴 한 두 개 시켜서 술 안주로 먹는다면 10만 원에 끊을 수 있는 정도니까.
여수 낭만포차거리와 밤바다의 분위기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다. 포장마차 세대가 아닌 필자가 '포장마차 느낌이 물씬이네~' 이야기하자면 설득력이 없겠지만, 아버지도 옛날 포차 느낌이 꽤 난다고 이야기 했으니 나름 그 옛날 분위기를 잘 살린 거겠지. 실내 공간도 분위기가 괜찮고, 엄청 춥지도 않은 게 딱 대화 나누기 좋은 공간이었다. 특히 괜찮았던 것은 공간을 너무 따닥따닥 붙이지 않아서 앞뒤공간이 좀 널럴했던 점. 조금이라도 자리를 더 만들려고 한다면 좌석 간 거리가 좁아질 텐데 너무 욕심내지는 않은 건지, 아니면 이 가격대로 충분히 이익이 생겨서 그런 건지 공간적인 여유는 좋았던 점이었다.
또 여수 낭만포차거리의 굉장히 큰 장점은 바로 옆에 돌산대교와 여수 밤바다가 있다는 점이다. 여수는 밤이 되면 될수록 더 예쁘다. 낮에 보이지 않던 매력이 밤에 보이는 편이라, 낭만포차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와 한 바퀴 산책을 돌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겠다.
또 바로 옆에는 하멜등대가 있으니 기념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한 바퀴 도는데 포차거리도 포차거리지만 주변 분위기가 여수라는 도시를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잘 구성돼 있었다.
개인적으로 방문할 일이 많지 않을 공간이지만,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 만약 가족끼리 방문했다면 한 번쯤 들려보시기를 추천한다.
*모든 사진은 필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무단사용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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