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에서 고프로 호환배터리를 구매하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늪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가 없다. 마치 다이소같달까. 사실 정말 필요한가 되짚으면 단번에 '꼭 그런 건 아닌데?' 대답하게 되는 것들도, 알리익스프레스 앱만 키면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이유 아래에서 장바구니에 들어가게 된다. 개별 항목들을 따져보면 다 저렴한 것들이지만 - 대개 몇천 원에서 비싸봐야 1-2만 원 정도의 가격대 - 막상 장바구니에 넣다보면 금방 몇만 원이 돼 있는 일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굳이 사지 않는 게 있는데, 바로 전자기기 호환배터리다. 없는 게 없다는 중국산 제품들이 수두룩하게 있는 곳이 알리이지만, 카메라 취미를 오래 해오면서 '카메라 배터리만큼은 정품을 쓰는 게 좋다'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배터리는 항상 정품을 구매했지, 알리든 국내 웹사이트이든 호환제품을 구매할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다. 캐논을 사용할 때도, 후지필름을 사용할 때도 정품 배터리가 10만 원 가까이 하는 현상들을 보며 '그냥 호환배터리 살까' 하는 유혹을 심히 받았지만 '배터리 가격도 카메라 가격에 들어 있다고 생각하자' 다짐하면서 굳이 정품을 구매했기에, 알리에서 배터리를 구매한다는 건 애당초 내게 거리가 먼 일이었다.
그런 필자가 처음으로 알리에서 배터리를 구매했다. 아내가 사용하는 고프로7에 사용할 호환배터리. '뭐야, 지 건 정품만 쓰면서 아내 거는 호환으로 사주냐?' 생각하지 마시라. 아내의 고프로도 필자가 사준 것이기에 아내 물건이라고 막 쓰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필자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고프로 배터리를 구매한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해보고, 구매한 제품 퀄리티는 어떤지도 간단하게 정보를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 고프로, 호환배터리를 구매한 이유.
- 알리에서 구매한 배터리의 퀄리티
고프로 호환배터리를 구매한 이유
고프로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문제가 있다. 정품 배터리의 퀄리티가 정말 엉망이라는 것. 필자가 예전부터 '정품배터리를 써야 한다'는 말을 들은 이유는, 배터리가 전자기기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순간을 포착해서 저장하는 카메라의 경우, 전원의 불규칙한 공급으로 인해 혹여 데이터가 상실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는 일들이 생기면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더더욱 배터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 같기도 하다.
당연히 고프로라고 전원공급이 중요하지 않는 건 아닐 터다. 사진이든 영상이든 순간을 놓쳐버리면 의미가 없는 거니까. 그런데 문제는 뭐냐. 고프로가 만든 정품 배터리가 정말 정말 엉망이라는 것. 모르겠다, 요즘 배터리들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고프로7의 배터리는 정말 엉망이다. 왜 엉망이냐고? 대략 4-5년 사용했을까, 배터리가 빵빵해서 고프로에서 빼는 데 진을 빼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품배터리인데 부풀고 난리가 났다는 것. 보통 카메라 제조사가 배터리 팔아먹을 때 가격 때문에 욕은 먹어도, 퀄리티 때문에 욕먹지는 않는다. 수많은 카메라 브랜드를 사용해왔지만, 단 한 번도 정품 배터리가 부풀어올라 카메라에서 뺄 수 없었던 적이 없었다. 그런데 고프로 배터리는 그렇다. 아내에게 고프로를 사줄 때 추가 정품 배터리를 하나 샀는데, 두 개 모두 그렇다.
필자가 조사해본 바로는, 이미 많은 유저들이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고, 때문에 대개 호환배터리를 구매한다고 했다. 특히 알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TELESIN 제품이 괜찮다는 평이 있었다. 어차피 정품 배터리도 똑같은 거, 더 용량도 크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해보자 싶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TELESIN 제품을 구매했다.
알리에서 구매한 배터리의 퀄리티
그렇다면 알리에서 구매한 TELESIN 제품의 퀄리티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뽑기운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고프로 정품 배터리와 퀄리티 면에서 딱히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가격이 세 개 합해 3만 원이 조금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자면, 오히려 추가배터리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알리 제품을 적극 추천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다.
왼쪽 두 개는 고프로 정품배터리, 오른쪽 세 개는 추가로 구매한 알리 호환배터리이다. 사진으로도 보이는데, 왼쪽 두 개의 정품배터리를 보면 이미 사진 상으로도 볼록함이 느껴진다. 반면 새로 구매한 제품들은 평평한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 고프로에 들어가는 배터리이기 때문에 모양이 다를 수는 없겠지. 다만 차이가 있다면 배터리를 끄집어내는 손잡이가 반대 방향으로 달려 있다는 것 정도? 어차피 이 부분은 배터리를 탈거할 때에만 사용하는 부분이라 큰 의미는 없지 싶다.
우리는 두 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정품 배터리 충전기가 있기 때문에 따로 배터리 충전기가 포함된 패키지를 선택하지는 않았다. 큰 가격 차이는 아니었지만, 굳이 있는데 또 살 필요는 없지 싶어서. 고프로에 호환이 되면, 당연히 충전기에도 호환이 되는 것이니 이미 충전기를 가지고 있다면 배터리 단품만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충전도 아주 정상적으로 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이게 필자가 제목에 70%의 확률이라고 달아놓은 이유이다.
하나가 충전이 안 된다. 세 개 패키지를 구매했는데, 그 중 하나가 충전이 안 되는 것. 젠장. 엄밀히 말하면 충전 자체는 가능한데, 손으로 꾹 누르고 있어야만 충전이 되고, 손을 떼면 바로 충전이 멈춘다. 아마 제품 크기나 외형에 문제가 있는 거겠지. 플라스틱 모양 제작이 그리 정확하지 않고 일관되지도 않구나 싶었다. 3개에서 2개만 정상 충전되고, 한 개는 사실상 충전이 안 된다고 생각해야 하니 확률은 7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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