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pro의 카메라 성능이 굉장히 좋다고 한다. 아이폰은 항상 카메라 성능이 좋았다.
최근에야 삼성 하드웨어가 너무 좋아지면서 이제 카메라로는 밀리는 게 아니냐는 말이 있기는 했다만. 하드웨어 성능은 그럴지 몰라도 디스플레이 성능 - 색상 처리 성능에서 애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훨씬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주광 야외촬영에서 아이폰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정말 좋다. 햇빛이 쨍쨍하게 비치는 날이면 결과물이 아주 쨍하고 비비드한 결과물이 나온다. 그래서 보통 [기본카메라 - 선명하게] 세팅을 해서 찍을 거다.
그런데 아무리 잘 나온다고 해도 그건 기성품일 뿐, 내 색감을 넣고 싶고 내 사진을 만들고 싶은 때가 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툭툭 찍어서 일상을 아름답게 기록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문제는 기본 카메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거다. 노출 설정, 초첨 조정 자체도 불편하고, 가장 큰 문제는 색감 수정을 위한 원본 RAW 촬영이 불가하다는 거다.
RAW촬영이란 결국 '날 것 그대로의 사진'을 말한다. 카메라가 자체적으로 색을 넣지 않은, 원본 그 자체의 색 정보를 저장하는 사진 포멧을 말하는 거지. 그래서 RAW 사진 자체는 용량이 큰 반면 색감은 무미건조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색감이 무미건조하기에 내가 넣는 색들이 제대로 들어간다. 색을 수정한 대로 색이 들어가고, 원하는 대로 만져진다는 것.
그렇기에 아이폰으로 RAW사진을 찍어 색감보정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이 글을 간단하게 기록해본다. 아이폰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좋은 앱이 무엇인가에 대한 소개이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올려보려고 한다.
어떤 앱을 사용해야 하는가
추천 기준
사실 카메라 앱은 정말 많다. 그 중에서 RAW 촬영이 가능하다고 소개하는 앱들도 굉장히 많고. 단순히 색감 넣어주는 앱, 얼굴 보정을 해주는 앱을 넘어서 전문적인 기능을 제공한다고 소개하는 앱들 말이다.
그런 중에서 특별히 내가 추천하고 싶은 앱은 2가지이다. 왜 그 많은 앱 중에서 2가지 앱만 추천하는지, 다른 앱들은 왜 추천할 수 없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논해보려고 한다.
추천하고 / 추천하지 않고의 기준은 카메라를 통해 사진을 찍느냐, 아니면 카메라로 비친 화면을 캡쳐하느냐의 차이이다.
유료로 구매한 앱 중 야메x라는 앱이 있었다. RAW촬영이 된다고 하고 세부 설정도 되는 것 같았다. 큰 돈은 아니지만 어쨌든 돈을 주고 유료로 구매했다. 그 수많은 무료앱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RAW도 되고 세부 설정도 되고 심지어 카메라 셔터음도 안 나더라. 문제는 사진 화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 알고보니 사진 자체를 카메라로 찍는 게 아니라, 카메라로 보여진 화면을 캡쳐하는 식의 사진앱인 것 같았다. 그러니 셔터음도 안 나는 거겠지.
화질 자체가 떨어지면 RAW고 나발이고 보정의 의미가 없다. 원재료 상태가 신선하지 않은데 어떤 요리를 하든 맛이 좋을 수는 없다는 것.
어떤 앱을 추천할 수 있을까? 라이트룸(Lightroom)과 VSCO
나는 특히 Lightroom을 추천한다. 보통 나는 라이트룸을 사진 보정 시에만 사용했다. 사진 촬영보다는 미러리스로 촬영한 RAW파일을 보정하는 데 쓴 것.
그런데 핸드폰 앱에서는 촬영 자체도 가능하더라. 특히 세부 설정이 가능한 전문가모드도 가능했다.
라이트룸 촬영에서 왼쪽 하단을 '전문가'로 바꾸면 이런 창들이 뜬다. 셔터버튼 위로 나열된 6개의 항목들이 핵심 항목이다. 순서대로 노출 설정 / 셔터스피드 설정 / ISO 감도 설정 / 화이트밸런스 설정 / 수동초점 설정 / 재설정 이다.
물론 조리개 조절 항목이 없지만, 스마트폰 특성 상 조리개가 한정돼 있어 최대개방의 의미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무의미한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노출, 셔터, 감도 설정으로도 충분히 M모드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
더 놀라운 것은 격자 설정, 수동초점 피킹 표시, 과도 노출 하이라이트 표시까지 다 된다는 것.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은 화면 자체에 의존해서 사진을 촬영하기 때문에 노출이 오버됐는지 언더인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하이라이트 표시를 해준다는 것은 엄청난 편의성인 것.
그리고 중앙 상단을 보면 DNG라고 돼 있는데, 애플이 지원하는 RAW의 다른 확장자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캐논도 RAW파일의 확장자가 CR2나 CR3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
당연히 라룸으로 촬영을 했기에 촬영한 원본을 바로 보정할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장점. 다른 과정(불러오기) 없이 곧바로 색상, 노출 모두를 수정할 수 있으니 편리성 또한 매우 좋다고 할 수 있다.
한계와 만족
사실 핸드폰은 핸드폰 그 이상일 수 없다. 아무리 스마트폰이 좋아졌고, 누군가는 해외여행 시 스마트폰으로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스마트폰의 센서 크기 자체는 카메라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당연히 결과물의 품질은 그만큼 좋을 수 없다. 이게 '현실'이다.
당연히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 촬영을 하면 RAW고 M모드고 상관 없이 사진 품질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센서가 작으니 노출 부족에 취약하고, 아무리 원본을 잘 촬영해도 받아들인 색상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보정의 결과가 그리 좋을 수도 없다.
다만 이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일상을 손쉽게 담아낼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하면 스마트폰으로 최대한 좋은 사진을 찍어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은 과정이라고 본다. 결국 사진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기록이기도 하기에.
완전한 일상의 사진들. 굳이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기는 귀찮지만, 이왕 남기려면 제대로 남기고 싶은 그런 사진들. 이럴 때 라이트룸으로 찍고 간단하게 보정한다면 나름 느낌 있는 사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처음 올려놓은 사진도 아이폰X로 찍은 사진이었다. 특히 자세하게 보면 약간 커튼이 흔들린 걸 볼 수 있는데, 의도적으로 셔터스피드를 낮춰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바람에 날리는 커튼을 그 느낌 그대로 담고 싶어서 셔터스피드를 일부러 낮췄고, 들어오는 빛에 맞춰서 라이트룸으로 색상을 보정했다.
아이폰12든 아이폰 6S든 결국 제대로 찍어야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는 법이다. 아이폰x 유저로서 아이폰 12가 상당히 당기지만 카메라 성능을 바라보며 넘어가기엔 '내가 스마트폰으로 그만큼 사진을 많이, 또 이렇게 성실하게 찍는가' 생각해볼 때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들어 넘어갈 수가 없다. 물론 돈도 없고 ^^(티스토리 성장하자...)
아무튼 아이폰으로 RAW를 찍어 보정하고 느낌 있는 인스타 사진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라이트룸 사용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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