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프로야구 시범경기 직관 후기
2013년 정도부터 KBO를 보기 시작했으니 어느덧 프로야구 팬이 된 지 10년이 됐다. 한창 열심히 볼 때에는 중계를 한 번도 안 놓치고 전 경기 챙겨보기도 했고, 직관도 여러 번 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 열정이 많이 식은 것도 사실이다만. 그럼에도 한겨울을 지나 슬슬 날이 따듯해질 때면 KBO 경기가 그리워지는 것을 보면 여전히 야구팬은 야구팬이다.
LG트윈스 팬이고 서울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구장에 갈 일이 거의 없었었다. 대개 잠실구장만 찾아다니며 홈구장에서의 직관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한 번도 테이블석에 앉아본 적이 없다. 잠실구장 홈경기는 항상 LG 팬들이 드글드글하고, 일반 좌석 예매하기도 어려운 편이기 때문. 단순히 가격이 비싼 것을 넘어 예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테이블석은 항상 선망의 대상이었다. 사실 다른 좌석에 앉더라도 직관을 즐기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아주 좁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좌석에서 짐을 놓고 먹거리를 먹으며 경기를 보고, 화장실 한 번 가려면 옆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구조는 조금씩 불편하게 느껴져왔기에 더더욱 '테이블석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물론 서울을 떠나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에 살게 된 지금은 일반 좌석이라도 홈경기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불편해도 홈경기에서 응원하는 맛이 있으니까. 그나마 지방 구단 구장이 근처에 있으니 원정 경기로라도 볼 수 있음이 감사하기는 하지만, 홈팀 응원이 없는 구장의 직관은 마치 조용하게 응원하는 메이저리그를 보러 온 것 같은 느낌을 줬기에, 딱히 챔피언스필드로 야구 보러 가는 데에 흥미가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웬걸, 시범경기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간 챔피언스필드에서 테이블석에, 그것도 무료로 앉아보게 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테이블석에 앉아보게 된 것. 실제로 앉아본 기아챔피언스필드 테이블석은 굉장히 매력적인 좌석이었다. 아마 시범경기가 아니면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시범경기가 남아 있다면 다른 분들도 경험해보시기를 추천하는 마음으로 시범경기 팁을 공유해보려 한다.
챔피언스필드 시범경기 가격과 팁
필자가 방문한 날은 월요일이었다. 주말은 5,000원의 비용을 받는다고 하는데, 평일은 무료라고 해서 편한 마음으로 방문을 했다. 현장에서 발권은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매표소를 찾아다녔는데, 직원 분들이 평일은 발권 없이 그냥 입장하면 된다고 해서 아무 절차 없이 바로 경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야구장에 이렇게 아무 절차 없이 쑥 들어가는 게 여간 낯선 일이었지만, 퍽 기분 좋은 낯섦이었다.
평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챔피언스필드 평일 KBO 시범경기는 3루석만 오픈을 한다. 1루 원정석은 아예 출입이 불가능하고, 3루 홈측 좌석만 오픈하는 것. 정해진 좌석은 없고 자유롭게 남은 자리에 앉으면 되는데, 중요한 점은 테이블석도 오픈이 돼 있다는 거다. 우리는 들어갔을 때 일반 좌석으로 향했는데, 시선을 돌리니 사람들이 테이블석에 앉아 있었고, 직원 분께 문의를 하니 자유롭게 앉으면 된다고 하여 후다닥 테이블석으로 향했다.
대략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월요일 12시 20분 정도였으니, 시범경기 시작 40분 전이었는데, 테이블석이 꽤 많이 남아 있었다. 맨 앞 테이블석은 대부분 차 있었지만 많은 자리가 남아 있으니 시범경기를 즐기기를 원하는 분들은 경기 30분 전에는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시범경기 시작이 13시인 경우 점심을 야구 보며 해결하게 되기 때문에 테이블석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테이블석의 장점
테이블석이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다. 일단 가방이나 옷가지들을 올려놓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거동이 편리해진다. 보통 야구장에 가면 무조건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에 식사를 하는 데에도 매우 편리함이 있다. 일반 좌석의 경우 먹거리들을 무릎에 올려놓고, 가방은 발 밑에 놔서 불편함이 배가되는 것에 비하면 편리함의 수준이 다르다.
특히 테이블석인 3인석, 2인석으로 구분돼 있어서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좌석은 10석 정도가 한 줄로 연결돼 있어 화장실 한 번 가려면 엄청난 수고와 민망함이 생긴다. 이런 점 때문에 보통 일반 좌석도 복도 끝자리가 가장 먼저 판매가 되곤 하는데, 테이블석은 3인석, 2인석으로 구분돼 있어서 낯선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일들이 아예 없다.
그리고 테이블석 자체가 중앙, 앞쪽에 위치하고 있어 경기 관람에도 매우 유리하다. 포수 뒷쪽 중심가에 테이블석이 몰려 있기 때문에 투수와 포수, 타자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야구를 알고, 짐 없이 편하게 가서 구경하다 올 사람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님을 모시고 가거나, 거동이 불편한 동행이 있다면 더더욱 테이블석의 이점은 커진다. 실제로 부모님만 해도 좁은 좌석에 앉아 3시간 정도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하신다. 그런 점에서 가족 단위의 야구장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시범경기가 아닐지라도 테이블석 예매를 노려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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