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수유마을이 유명한 구례에 다녀오다.
구례에 다녀왔다. 그냥 날씨가 좋아서 즉흥적으로. 본래 극 J 성향으로 계획이 명확하지 않으면 힘들어하는 사람이기에 어딘가로 여행을 간다면 항상 목적지를 정해놓는 편인데, 구례만큼은 그냥 편한 마음으로 설렁설렁 다녀왔다. 머릿속에는 그냥 '화엄사'라는 목적지 하나만 놓고.
본래 구례는 산수유마을이 유명하다고 하더라. 산수유 축제를 하기도 하는 동네라고. 그런데 이미 산수유축제는 끝났고, 산수유마을에 간다고 해서 산수유가 많이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산수유마을은 가지 않았다. 꼭 남들이 간다고 해서 갈 필요도 없으니까. 그래서 일단 화엄사를 찍고 이동을 했는데, 웬걸 화엄사에 도착하기 전부터, 구례 화엄사 톨게이트에 들어갈 때부터 엄청나게 예쁜 벚꽃길이 펼쳐졌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던 구례의 벚꽃 현황부터 화엄사, 쌍산재까지. 구례가 왜 봄 여행지로 추천할 만한 곳인지 간단하게 소개해보려고 한다.
- 구례 벚꽃 개화 현황
- 화엄사, 4천 원의 입장료가 합당할까
- 쌍싼재, 만 원의 입장료가 합당한 곳


구례 벚꽃 개화 현황
구례는 이미 벚꽃이 한창 만개하고 있다. 간간이 아직 피지 않은 벚꽃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걸었던 길에는 이미 벚꽃이 충분하게 펴 있었다. 꼭 우리가 담은 포인트가 아니더라도 구례 화엄사 톨게이트에 들어설 때부터 눈에 닿는 모든 곳들이 벚꽃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좋았던 것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 물론 우리가 방문한 날이 월요일 평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할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쌍산재나 화엄사에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구례로 벚꽃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벚꽃 하면 딱 떠오르는 진해 군항제, 여의도 운중로 같은 유명한 곳들이 있는데, 필자는 사람들이 몰리는 것 때문에 단 한 번도 벚꽃 시즌에 방문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람에 치여 벚꽃구경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 그런데 이렇게 사람 한 명 없이 온전히 벚꽃을 누릴 수 있는 곳,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벚꽃 때문에라도 구례는 충분히 방문할 만한 곳이다.

화엄사, 4천 원의 입장료가 합당할까?
잠깐의 벚꽃여행을 즐기고 다시 본 목적지였던 화엄사로 이동했다. 주차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성인 한 명당 4천 원의 입장료가 있다. 군인 할인도 존재하지만 정복을 입고 있는 군인만 할인을 해준다고 하는데, 어떤 군인이 굳이 정복을 입고 화엄사에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당초 그럴 거면 할인 대상에 넣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도 화엄사는 교과서나 한국사에서도 계속해서 언급되는 유명한 사찰이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사찰은 역사성 때문에라도 한 번쯤은 들어갈 만한 이유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니까.

그렇다면 4천 원이라는 입장료만큼의 가치가 있는 공간일까? 화엄사라는 공간에 어떤 목적을 두고 방문했는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만약 풍경, 홍매화 정도에 초점을 두고 방문한다면 그닥 만족할 만한 공간은 아닐 거다. 필자가 방문한 시기는 이미 홍매화가 거의 떨어지기 시작한 상태였기에 그 유명한 화엄사 홍매화도 없었고, 벚꽃도 딱히 볼 수 없었다. 절 풍경이야 웬만해서 다 비슷하니까, 딱히 절이 예쁘다는 생각도 들진 않았다.

그러나 화엄사라는 공간에 역사적 가치를 두고 방문한다면, 4천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현존하는 목조 건물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알고 있는데,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목조건물이 조선시대에 재건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 실제로 각황전은 눈으로 보기에도 세월이 느껴지는 목조건물로 지어져 있다. 목조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


쌍산재, 만 원의 입장료가 합당한 곳.
화엄사에서 나와 쌍산재로 향했다. 윤스테이에 나온 공간으로 유명한 장소. 들어가기 전부터 입장료가 만 원이나 한다는 정보를 얻고서는 꽤 의아했다. 아무리 음료 포함이라고 하지만, 개인 사유지에 들어가는 금액이 만 원이나 되다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인가 꽤나 궁금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들을 봐도 공간이 꽤나 괜찮아 보여 한 번 가보기로 결정했다.

일단 들어가면 인당 만 원의 입장료를 내고 음료를 주문하게 된다. 만 원 안에 음료 한 잔이 들어 있는 것이니 반드시 음료를 받고 이동하시라. 음료를 받고 자유롭게 산책을 하고, 원하는 곳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면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공간이 넓은가 싶었다.


쌍산재의 부지는 정말 엄청나게 넓었다. 웬만한 카페를 생각하면 안 된다. 카페의 개념보다, 공간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대나무가 울창한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된다. 물론 올라가는 길에도 한옥 건물들이 여러 채 있기 때문에 잠시 쉬었다 갈 수도 있다.
긴 말보다 사진으로 보는 것이 쌍산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래는 쌍산재의 부분들.










개인적으로는 만 원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 공간. 물론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금액이 부담되는 가격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함께 오기에는 부담이 있는 공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커플이 점심 먹고 들어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산책하고, 책도 읽고, 풍경을 보며 여유를 누리겠다고 생각한다면 만 원이라는 입장료가 정말 조금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예쁜 공간이다. 입장과 동시에 보이는 좋은 자리들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는데, 그렇게 앉아 있다 그냥 나간다면 쌍산재의 매력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이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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