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와 가민
애플워치4를 사용한 지 거의 4년이 되어가는 시점. 배터리를 한 번 리퍼까지 받은 애플워치4를 정말 잘 사용하고 있고, 딱히 아직까진 애플워치 새로운 시리즈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은 뽐뿌조차 느끼지 못하던 때. 그런 필자가 가민 인스팅트2 솔라 택티컬을 구매했다. 애플워치 8이 나온다는, 심지어 운동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 퍼포먼스 모델이 따로 출시될 것이라는 예측까지도 하고 있는 시점에 가민이라니? 그것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인스팅트 모델이라니? 왜 애플빠 필자가 굳이 가민 인스팅트2 솔라 택티컬 제품을 구매했는지, 그 이유와 후기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굳가이: 굳이 가민을 산 이유 (올ㅋ)
가민을 산 이유는 딱 두 가지이다. 첫째, 러닝 및 운동 측정. 둘째, 배터리.
물론 필자는 런린이다. 뛴 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운동 퍼포먼스로 보나 런닝에 대한 이해도로 보나 런린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록 단축은 거의 되지 않고, 심박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거의 모른다. 그렇기에 가민은 과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기에 가민이 필요하기도 했다.
애플워치도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OS9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가민이 제공하던 정보들을 거의 다 제공해줄 것이라고 예측된다. 그러나 필자의 애플워치4는 OS9으로 업데이트 해도 보폭거리나 러닝파워 등 세부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본 업데이트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다른 유저들이 해당 베타 업데이트에서도 그런 정보들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필자의 애플워치만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거다. 애플워치 4에서는 제공하지 않거나, 아니면 내 애플워치만 현재 이상한 것이거나.
물론 정보가 없어서 러닝 퍼포먼스가 성장하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정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최소한 내가 어떤 상태이고, 어떤 상태로 개선되어야 하는지는 구체적 수치로 알 수 있기에 해당 정보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나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런닝을 취미로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필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가민을 구매하고 처음 러닝 후 얻은 기록들이다. 애플워치에서 얻지 못했던 중고강도 운동시간의 정보, 평균 보폭과 최대 러닝 회전수 기록, 유산소 무산소의 운동비율과 운동부하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 페이스에서 어떤 케이던스였는지도 그래프로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내 애플워치4에 비교했을 때 보다 많은 정보들을 확실하게 얻고 있는 게 분명했다. 런린이로서 굳이 가민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이자, 큰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다.
둘째로 배터리가 매우 오래 지속된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인스팅트2 솔라의 경우 완충 시 28일 정도 지속되고, 솔라 패널로 인해 햇빛 충전을 하게 되면 더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솔라패널 자체의 효율이 높지는 않은 것 같고, 때문에 무한대로 충전 없이 사용한다는 것은 현재까지 불가능하기는 하겠지만, 햇빛으로도 충전이 된다는 사실이 주는 안정감은 분명히 존재한다.
물론 이 배터리 사용시간은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어떻게 세팅을 하고 어떤 수치를 측정하냐에 따라 급격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사용하는 기준으로는 현재 완충 시 28일 사용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왜 그렇게 중요하냐고? 필자는 전자기기 충전을 굉장히 잘 챙겨서 하는 편이다. 여러 대의 아이패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80% 충전을 유지하려고 하고, 애플워치와 핸드폰도 날마다 빼놓지 않고 충전한다. 적어도 배터리가 충전되어 있지 않아 당황한 아침은 없다.
그러나 배터리가 하루 이상을 가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착용하는 게 제한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수면 측정이나 심박도 측정에서 공백이 생기게 된다. 특히 필자는 비염과 알러지로 인해 수면컨디션이 들쭉날쭉한 편인데, 가민을 착용하고 자는 날마다 수면 컨디션 측정을 하고 확인하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감을 느낀다. 꽤나 수면품질 측정 데이터가 정확한 것이, 점수가 높은 경우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함이 있고, 잠을 설쳤다 하면 이 점수가 굉장히 떨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또 긴 배터리 시간은 충전이 원활하지 않은 일정에서 매우 장점이 된다. 규칙적인 삶을 살지만, 한 주간의 여행을 종종 가곤 한다. 또 업무 일정 상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도 있다. 이런 때에 애플워치는 반드시 다음 날 방전이 됐기 때문에 충전선을 항상 들고 다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가민 인스팅트2 솔라 택티컬 제품은 한 가지라도 충전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주류 같은 인스팅트2 솔라
가민을 구매해야겠다는 결심을 더욱 명확하게 했던 건 인스팅트2 솔라의 외관과 튼튼함이었다. 마치 지샥처럼 보이는 이 제품은 밀스펙 인증을 받은 내구성을 가진 시계다. 개인적으로 지샥을 굉장히 좋아했던 필자에게는 친근하고 매력적인 디자인이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 구매를 망설이게 했던 건 인스팅트2 솔라 라인이 비주류였다는 것. 택티컬 기준으로 가격이 대략 60만 원 하고, 택티컬 아닌 제품은 55만 원 정도 하는 인스팅트2 솔라는 대개 포러너 255 라인업과 비교가 된다. 포러너 255가 더 신제품이고, GPS에서도 멀티밴드를 제공하며, 디스플레이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시인성도 좋다. 모닝리포트인지 하는 기능도 추가되어 있고. 필자의 신조 역시 "가전제품은 신제품이 짱이다"이기 때문에 포러너255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디자인이 딱히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 배터리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게 불만족스럽더라고. 애플워치보다 배터리 러닝타임은 길지만 그래봐야 한 주 정도고, 디자인도 갤럭시 워치랑 비슷해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이 디자인이 싫었다. 그래서 기능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인스팅트2 구매를 결심한 것.
그렇다고 성능이 엄청나게 딸려서 돈값을 못 하냐. 그건 또 아니다.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해주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니 테니스 측정도 할 수 있다. 가민이 참 신기한 게 근력운동 측정도 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 웬만한 측정은 다 할 수 있으니 딱히 아쉬운 게 없었다.
그리고 실착했을 때의 그 편안함과 든든함은 더욱 인스팅트2 솔라 택티컬 구매를 후회하지 않도록 했다.
다양하진 않지만 마음에 드는 워치페이스를 따로 설정할 수도 있었고, 보행수와 동반한 이동거리를 한 눈에 보여주기도 했다. 스마트폰과의 연결성도 꽤나 괜찮고 카카오톡이나 전화 알람들도 빠지지 않도 온다. 가민이라는 브랜드가 너무나 생소했지만, 그 생소함이 주었던 걱정보다 실제 사용하며 느끼는 만족감이 너무 커서 생각보다 가민과의 관계가 오래 지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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