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편한 신발, 호카오네오네
호카오네오네 본디 시리즈. 발 편한 신발로 유명하고,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편한 신발로 알려진 브랜드.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도 많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오래 걷는 일정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구매 리스트에 올리는 신발. 발 편한 신발 추천이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자주 보게 되는 몇 가지 브랜드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는 그나마 덜 매니악하고 스트릿 패션에도 적용이 가능한 신발.
비록 가격대는 웬만한 신발들에 비할 때 사악한 편 - 본디8이 199,000원 - 이라고 할 수 있고 국내 오프라인 매장도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필자 부부 역시도 찾게 된 호카 오네오네 본디 시리즈. 아내가 본디8을 구매할 때 마침 본디7이 재고할인을 하고 있어서 - 15만 원 정도에 구매 가능 - 같이 구매한 이야기에 대해 나눠본다.
- 호카오네오네 본디7 올검
- 호카오네오네 본디8
- 사이즈 선택 팁
호카오네오네 본디7 올검
본래 호카를 알아보게 된 건 아내의 산티아고 순례 일정 때문이었다. 오래 걸어야 하는데 트래킹화를 사야 하나 고민이 되던 차에 호카를 구매하게 된 것. 물론 트래킹화가 좀 더 안전성이나 내구성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전에 유럽 여행 시 커플로 K2 트래킹화를 사서 갔다가 발이 겁나게 아팠던 기억이 있기도 하고, 일상 생활에서 매치해서 신을 디자인도 아닌지라 좀 더 발이 편하고 일상에서도 착용 가능한 호카를 선택하게 됐다. 실제로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호카를 신고 잘 다녀왔다는 후기도 있기도 하고.
그렇게 아내의 신발을 알아보던 중 나도 호카에 빠졌다. 견물생심이라고 보니 편해보이고 신어보고 싶더라. 마침 본디7 올검 모델이 세일 중이지 않은가. 어차피 호카의 색상은 좀 특이한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검정/흰색 계열만을 선호하기 때문에 오히려 본디7 올검 모델이 좋았다. 덕분에 거의 고민하지 않고 바로 본디7 올검 선택.
글쎄, 굳이 따지자면 어글리슈즈 계열의 디자인이라고 해야 할까. 어글리슈즈가 유행하기 전이라면 그냥 못 생겼으나 편한 신발 정도로 치부됐을 텐데, 요즘은 이 디자인도 예쁜 디자인으로 인식된다는 게 참 신기할 따름. 패션, 디자인이라는 게 너무 상대적인 것 같아.
아무튼 신발 자체를 딱 받았을 때 포장은 여타 브랜드와 비슷한 상태였기에 특별한 느낌은 없었는데, 딱 한 가지 들었던 생각은 신발의 QC가 좋은 편인 것 같다는 점이었다. 최근 나이키 러닝화를 구매하면서 필자는 문제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품질 문제를 지적했던 기억이 있다. 신발 착용 자체에 문제를 주는 부분은 아니지만 마감이 깔끔하지 않으면 무언가 신제품을 구매하고도 기분이 별로인 때가 있으니까. 그런데 필자가 받은 호카 본디7이나 아내가 구매한 본디8 모두 마감이 굉장히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신발을 신고 벗는 과정에서도 실밥이 튀어나오거나 이상하게 재봉돼 있다던가 하는 부분을 보지도 못했다. 이 값이면 이래야 하는 게 정상이긴 한데, 아무튼 좋은 점.
호카오네오네 하면 착화감이 핵심이기 때문에 당연히 착화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은 못 받았다. 그런 느낌은 없던데? 그런데 오히려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신발 밑창이 너무 푹신할 경우 무릎에 많은 무리가 간다. 당장 편하다고 해도 무릎의 데미지를 주면서 편함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는데, 적당히 푹신하면서도 밑창은 단단한 느낌이 있어서 편리함과 건강을 동시에 챙긴 것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이 부분 역시 좀 신어봐야 알 것 같다.
호카오네오네 본디8
새로 나온 본디8 역시 디자인이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본디7이 디자인적으로는 좀 더 낫다는 생각이 드는데, 색 배열 때문인지 디자인 자체의 문제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본디8의 디자인이 아쉬운 건 아닌데, 좀 더 런닝화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기는 하다. 호카의 색상은 호불호를 많이 타고, 특이한 색배열을 하기로 유명하기도 한데 그래도 점차 보편적으로 예쁜 색으로 제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본디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가 신발 혀 부분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거다. 컨버스 신을 때면 신발 혀가 항상 한 쪽으로 돌아가서 불편함을 느끼는데, 애당초 본디 시리즈는 신발 혀를 틀어놓았다. 디자인적인 이질감도 없고 편리하게 느껴진다.
당연히 착화감은 좋다고 한다. (내가 신은 게 아니기 때문에 아내의 평을 전하자면) 푹신하고, 아치서포트가 발 아치를 잘 지지해주기도 해서 오래 걸을 때 부담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다만 신발 굽 자체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적응이 필요하고, 등산 같은 활동에서는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
사이즈 팁
상술했듯 호카오네오네는 오프라인 매장이 거의 없다. 특히 지방에서는 직접 신어보고 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이즈에 대한 고민이 생기게 된다.
필자는 나이키 러닝화 275(알파플라이, 베이퍼플라이), 아식스 젤카야노 265, 뉴발란스 574 270, 아디다스 테니스화 270을 신는다. 발 길이는 265mm이지만 대부분의 신발은 270을 신어야 편하게 맞는다. 발볼 자체는 넓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고려하지 않는데, 호카오네오네 본디 시리즈는 와이드와 레귤러 사이즈가 따로 있기 때문에 발볼도 고민을 해야 했다.
결국 필자가 구매한 제품은 호카오네오네 본디7 270 와이드 버전이다. 발볼이 좁은 편이어도 좀 더 편하게 신고 싶어서 레귤러와 X와이드 사이에 있는 와이드 발볼 넓이를 선택했고, 사이즈는 일반 신발들과 동일하게 270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잘 맞는다. 발볼도 과하게 넓거나 좁지도 않고, 길이도 딱 좋다.
막상 신어보니 발볼 넓이를 와이드로 안 했으면 좀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볼이 좁은 편인데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걸 보면 레귤러는 거의 나이키 신발과 비슷한 정도의 발볼넓이이지 않을까 싶다. 호카는 대부분 편하게 신고 싶은 사람들의 선택지이기에 굳이 불편하게 신기보다는 와이드나 X와이드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내의 경우는 사이즈 선택을 실패해서 반품을 했다. 아내는 보통 신발은 235를 신고, 나이키는 240을 신는다. 뉴발란스, 미즈노 같은 웬만한 브랜드에서는 모두 235다. 다만 이번 구매 시 선택한 색상에 235가 없기도 했고, 호카는 반업을 하는 게 좋기도 하다는 말이 있어서 240 와이드 버전을 선택했던 건데, 결과적으로는 반사이즈 오버였다.
일단 뒤꿈치가 헐떡거린다. 발볼이 넓은 아내인데 발볼도 너무 편하고 길이도 크게 길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결정적으로 뒤꿈치가 헐떡거린다. 그것도 완전 헐떡거리는 게 아니라 미묘하게 슥슥 빠지고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게 일상생활에서 신을 거면 그냥 240으로 갈 텐데, 산티아고처럼 오랜 시간 걸어야 하면 움직이는 과정에서 자극이 생겨 물집이나 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딱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게 맞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결국 반품하고 다른 디자인으로 235 구매하기로 결정.
결론적으로 [나는 편하게 신을 거다] 하는 경우 [반업, 와이드]를 선택하고 [나는 딱 맞게 신을 거다] 하는 경우에는 [정사이즈, 와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개인적으로 레귤러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와이드라고 해서 신발이 엄청 넓어보이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요즘 스트릿 스타일에 더 잘 어울릴 거다. 호카를 신는 이유를 잃지 않으려면 최소한 와이드, 더 넓다면 X와이드를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이런 사람은 고민해보자
글을 마무리하려다 딱 두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 있어서 추가로 기록한다. 첫째, 무릎이 안 좋은 사람. 둘째, 평발인 사람. 일단 필자가 알익에 이런 푹신한 신발은 무릎에 무리를 준다. 부모님께 선물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당장 편하다고 좋기는 하지만 너무 푹신한 신발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잘 고민해보자. 둘째, 평발인 사람들은 아치서포트로 인해서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적인 신발들보다 아치서포트가 높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아치서포트가 없는 신발을 굉장히 불편해하는데, 이 신발은 아치서포트가 상대적으로 살짝 높은 느낌이다. 그렇기에 평발인 분들이라면 꼭 신어보고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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