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식스 매직스피드2의 축복, 13만 원에 전장카본 러닝화 신어보기

아식스 매직스피드2

전장카본 러닝화에 대한 집착

기술도핑으로도 한때 논란이 되었던 전장카본이 들어간 러닝화들. 나이키 알파플라이, 베이어플라이 라인업들이 최근 몇 년간 러닝화 업계를 씹어먹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킵초게와 카본화가 준 충격은 크고 매력적이었다. 필자 역시 런린이임에도 기술도핑을 받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베이퍼플라이 넥스트퍼센트를 영입했고, 추가로 알파플라이2까지도 영입했다. 기록이 비약적으로 단축되지는 않았지만 무릎 통증이 많이 줄어들고, 소소한 기록 단축들을 경험하면서 '카본러닝화'에 대한 집착 아닌 집착이 생겼다. 

 

문제는 비용과 내구성. 나이키 알파플라이2 가격이 33만 원, 베이퍼플라이가 27만 원이던가. 아무리 런닝이 돈 들 드는 취미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신발 한 켤레에 이 큰 금액을 써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너무너무 비싸게 느껴졌다. 물론 그만큼의 성능이 있다는 것도 알고 즉각 체감이 돼 아깝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절대적 기준에서 비용이 저렴하진 않다는 것. 그런데 또 나이키 런닝화들이 대개 마일리지가 적다. 아웃솔이 금방 지워지는 걸 보면서 지우개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카본화가 좋다는 사실은 알고, 그렇다고 매번 신기에는 내구성이 아쉽다는 것도 아는 사람에게 적절한 대안은 훈련화를 따로 구매하는 것인데, 그 훈련화도 사실 카본화로 사고 싶거든. 그냥 그런 카본화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좀 저렴하고 성능은 좋은. 이런 생각들을 하던 필자에게 빛 같은 존재가 출시됐는데, 그게 바로 아식스 매직스피드2다. 

 

 

 

아식스 매직스피드2

가성비 좋은 카본화, 아식스 매직스피드2

13만 원에도 구매할 수 있는 카본화가 출시됐다. 13만 원. 이 가격에 전장카본이란다. 발바닥 전체에 카본플레이트가 들어 있다는 것. 또 아식스 라인업에서는 이전 버전들에서 내구성이나 성능적으로 검증이 된 FF Blast 솔이 들어갔다. 당연히 20만 원, 30만 원대 최상급 라인들이랑 비교하면 떨어지는 성능이겠지만 전장카본이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그 신발을 13만 원에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러너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디자인도 상당히 잘 뽑혀서 하나 소장하고 싶은 마음을 살살 건들이기도 한다. 아식스 메타스피드 라인도 참 예쁘던데, 형광색을 예쁘게 뽑는 맛이 있다. 나이키 알파플라이2 구매할 때에는 약간 형광색이 아쉽다고 느꼈는데, 아식스의 형광색이 개인적으로 더 개취이다. 

 

아식스 매직스피드2

발볼러들을 위한 대안

가성비라는 장점도 장점이지만, 발볼이 넓은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좋은 대안이 될 거라고 본다. 나이키의 신발들은 다 발볼이 좁다. 사실 불편한 신발이다. 필자는 칼발에 가까운 발이라 사실 한 번도 발볼이 껴서 불편감을 느껴본 적이 없어 다행이지만, 발볼 때문에 나이키를 신지 못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아식스는 일반 모델과 D모델을 판매하고 있고, 여기서 D모델은 발볼이 넓은 사람들을 위한 모델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발볼러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대안이 될 거라고 본다. 필자의 아내 역시 발볼이 넓은 편이라 나이키 신발이 잘 안 맞는데 러닝에 취미를 더 깊이 두기 시작하면 아식스를 좋은 대안으로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식스 매직스피드2

러닝이 돈 안 드는 취미라고는 하던데,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다. 사실 잘 뛰는 사람들이야 샌들 신고도 잘 뛸 테니 돈이 안 든다면 아예 안 들 수도 있는 운동이긴 하겠지. 다만 필자처럼 아이템빨을 간절히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러닝화 저 러닝화를 살펴보게 되는 유혹을 받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아식스 매직스피드2는 적절한 가격으로 카본화를 신어본다는 만족감을 주는 신발이라는 점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베이퍼플라이 130km, 알파플라이 45km 정도의 마일리지밖에 안 쌓인 상태이지만 아식스 매직스피드2 신어보며 잘 비교해보고 후기를 남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