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자/국내 여행 에세이

전라북도 남원 여행 가볼 만한 곳 - 남원랜드, 남원 모노레일

반응형

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

전라북도 남원 여행

전주를 제외한 전라북도는 생각보다 국내여행지로서 외면받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필자 역시 전라북도에 내려오기 전까지는 이 지역으로 여행을 올 생각을 해보지 않았으니 남말할 건 아니지만. 여지껏 강원도, 부산, 제주도, 영광이나 광주 같은 전라남도, 심지어 태안이나 대전 같은 충청도까지. 여행 리스트에 여러 도시들을 넣어 왔는데 이상하게 전라북도만 한 번도 여행으로 와본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여행 한 번 안 와본 곳이니 눌러 살라는 하늘의 뜻인지 순창에 잠시 살게 되며 전라북도를 찐하게 둘러볼 기회를 얻었다. 서울촌놈 순창에서 산다는 게 막막하긴 했지만 '이참에 전라북도는 다 보고 가자'는 마음이 들어 이곳 저곳 누비려 하던 차에, 선선한 가을날씨에 등떠밀려 남원에 다녀오게 됐다. 

 

순창도 그렇지만 남원이라고 해서 볼 곳이 엄청 많은 것 같지는 않았다.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이니 큰 기대 없이 편하게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그런데 웬걸, 예상보다 너무 만족스럽고 즐거운 경험들을 하고 왔다. 두 번에 걸쳐 당일치기로 남원에 다녀온 글을 쓰려고 하는데, 첫 번째는 남원래드와 남원 모노레일에 대한 소개이다. 사진 찍는 게 좋아 사진을 중심으로 여행을 다니니 사진이 좀 많다. 천천히 편하게 봐주시라. 

 

 

 

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

고요한 놀이동산, 남원랜드

네비게이션으로 남원랜드를 찍고 출발했다. 순창에서 대략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 남원래드는 춘향테마파크와 모노레일 등이 묶여 함께 위치하는 부지 내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높고 외진 데까지 올라가서야 남원랜드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남원 여행 - 남원랜드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

사진으로 봐서 알겠지만, 남원랜드는 정말 고요하고 적막하다. 서울, 롯데, 에버랜드 같은 놀이공원을 상상하고 오면 안 된다. 최소 경주월드보다도 못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대감이 없어서였을까,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피곤해해서였을까, 오히려 이 고요함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곧바로 남원랜드로 들어가지 않은 것은 그 앞에 그네가 있었기 때문인데, 춘향이의 도시여서 그런지 이런 그네가 설치돼 있다. 광한루에 들어갔을 때도 이런 그네가 두 개 정도 설치돼 있던데, 이상하게 그네를 보면 꼭 한 번은 타고 싶단 말이지.  

 

 

남원 여행 - 남원랜드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

천진난만한 아내의 모습을 열심히 카메라로 담았다. 이렇게 천진난만한 딸 낳으면 어떻게 하냐고, 심지어 나를 닮은 딸이 이렇게 천진난만하면 어떻게 하냐고 낄낄대면서 웃었다. 우린 보통 이렇다. 별 거 아닌데 낄낄 웃으면서 이야기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 

 

남원랜드 소개인데 그네 사진이 더 많아서 죄송하다. 본격적으로 남원랜드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자면 

 

 

남원 여행 - 남원랜드
남원 여행 - 남원랜드

객관적으로 거의 폐장하기 직전인 놀이공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울에서는 용마랜드처럼 이미 폐장해서 포토스팟으로 알려진 공간들이 있기도 한데, 남원랜드도 거의 그에 비할 만한 상태라고 봤다. 필자가 방문했던 시간은 월요일 점심시간이었기에 이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점심시간에는 표를 결제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직원도 없고, 사람도 한 명도 없었다. 정말 개미 한 마리도 없었다. 딱 들어서는 순간 우리 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약간 무섭기도 했다. 

 

실제로 사람이 당연히 많을 곳으로 예상되는 공간에 사람이 없는 경우 느껴지는 공포감을 kenophobia라고도 한다는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놀이공원은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니 최소한 몇 그룹 정도는 있을 것 같은데 전혀 없으니까. 

 

 

남원랜드남원랜드남원랜드
남원랜드

물론 그런 것치고는 너무 빨리 적응해버렸다. 사람들이 없으면 이런 회전목마 사진도 독점적으로 찍을 수 있고 얼마나 좋아. 날씨도 좋고 선선히 부는 바람도 너무 시원해서 사진 찍기도 좋은 날씨였다. 보통 때는 그래도 사람이 좀 있는 편이라고 하는데, 이런 날도 이런 날의 매력이 있다. 다만 사람이 없으면 바이킹을 탈 수 없다. 일반 놀이기구는 2인 이상이 있어야 운영하고, 바이킹은 4인 이상이 있어야 운행한다고 하니 우리는 점심시간이 아니었어도 바이킹은 못 타는 날이었다. 

 

 

남원랜드남원랜드남원랜드
남원랜드

소소하게 사진 남길 만한 공간이 많이 있었다. 다만 시설이 썩 깨끗하지는 않으니 큰 기대는 하지 않아야겠다.

 

 

남원랜드
남원랜드

남원랜드의 유일한 포토스팟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이 계단에서 많이 사진을 남긴다고. 뒤에 보이는 대관람차에 그래도 또렷하게 '남원랜드'라고 달아논 게 귀엽다. 이 대관람차는 정말 멀리서도 보이는데, 남원랜드의 존재감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역시나 좀 노후된 것 같아 탑승하는 건 좀 무섭지만 말이다. 

 

남원랜드는 범버카 운행도 중지된 상태이고, 사람도 많이 없기 때문에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서 방문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바로 옆 바람길이 있기 때문에 산책을 하거나 등산을 하기 위해서 들렀다가 아이들과 사진 찍고 산책하기 위한 목적으로의 방문은 할 만하지만. 일반적인 놀이공원은 절대 상상하지 마시기를. 용마랜드에서 출사를 나가본 취미사진가들이라면 한 번쯤 와볼 만한 공간일 수는 있겠다 싶다. 

 

 

 

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돈 주고 탈 만한 요소. 

그렇게 남원래드에서 사진을 찍고 나오던 길에 천문대와 짚와이어가 있길래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 하며 올라갔다가 모노레일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천문학에 관심도 없고, 짚와이어처럼 과격하고 무서운 기구를 굳이 돈 주고 타고 싶은 마음은 없던 우리 부부로서는 이런 모노레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천문대 쪽 탑승장은 경유지이고, 전체 순환 코스로 탈 수 없다고 하길래 다시 차를 타고 내려가 춘향 탑승장에서 모노레일 탑승을 했다. 

 

 

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아마 모노레일 탑승을 가장 주저하게 하는 게 탑승 가격일 거다. 1인 당 16,000원이다. 하나카드 할인을 받으면 2,000원을 할인해주기는 하지만 편하게 왔다가 덜컥 타기엔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부부의 경우 두 명이니 할인을 다 받아도 28,000원을 주고 타야 하는 것. 이 돈 내고 모노레일을 탈 만한가, 돈값을 하는 뷰를 볼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고민을 하게 했다. 

 

 

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당시 우리는 해운대에서 탔던 해변 모노레일을 회상하며 '이것보다 짧고 비싸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남원 모노레일을 타게 됐는데, 지금 찾아보니 착각이 있긴 했던 것 같다. 해운대는 1인에 만 원도 하지 않는다고 하니. 그럼에도 남원 모노레일이 탈 만한 이유는 일단 45-50분 정도의 코스를 돈다는 것이고, 춘향테마파크부터 시작해 남원시가 힘을 주고 있는 관광지를 한 바퀴 다 돌며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남원 모노레일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양쪽 창문이 열려 있어서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고,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가을 단풍과 은행잎들의 아름다움은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타는 내내 '나중에 할머니 모시고 오면 꼭 한 번 같이 태워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과 편하게 남원을 둘러보기엔 이만한 수단도 없겠다 싶었다. 

 

 

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남원 모노레일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고, 아름다운 계절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을만큼 소중한 계절도 없다. 그리고 그 계절의 정취와 아름다움을 배가시켜주는 것이 아름다운 장소들이다. 그저 마냥 걸어도 아름답지만, 잘 꾸며진 공간은 더욱 그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누리게 한다. 그런 점에서 남원은 가을에 찾을 만한 여행지다. 다음 글로 후술하겠지만, 광한루와 그 옆 카페 예루원까지 방문한다면 더더욱 당일치기 여행지로서 남원은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거다. 

 

남들이 잘 찾지 않는 곳, 전라북도에 와보시라. 남들이 안 가는 데에는 안 가는 이유가 있다는 말도 있지만, 아직 그 아름다움이 다 알려지지 않아서일 수도 있으니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