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도 포토스팟이 있다.
사진을 취미로 한 지 10년이 지나가는 시점에 돌아보자면, 사진을 취미로 한 후로부터 걷는 것, 여행하는 것,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즐거워하게 됐다. 특히 여행을 떠나자면 무겁더라도 장비를 잘 챙겨서 다니며 예쁜 사진을 남기고 싶어 했고, 일상적인 나들이에서도 카메라는 항상 곁에 있었다. 이번 남원여행도 그렇다. 사실 먼 길을 간 것도 아니고 - 순창에 사는 입장에서는 그렇다 - 특별히 어떤 포토스팟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며 다녀온 것도 아니었는데 이 날 담아온 사진을 SNS에 올린 후로 "사진을 사용할 수 있냐"라는 문의를 여러 번 받았다. 사진이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사진을 남길 만한 포토스팟이 남원에 충분히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여행지로서, 출사지로서 남원의 광한루와 예루원이라는 카페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한다. 다른 SNS 계정에 내 사진으로 출사지나 여행지가 소개되는 것을 보니 내 블로그부터 작성을 하자는 마음이 생겨서 후딱 작성하는 글이오니,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다.
광한루 입장료
입장료는 1인 당 3,000원이다. 해가 지는 6시 이후부터는 무료입장이라고 하던데 우리는 이것 저것 구경한 후에 도착했음에도 오후 3시반 정도에 도착을 하기도 했고, 저녁 시간에 레슨 일정이 있어서 기다릴 수 없었으므로 그냥 돈을 내고 입장했다. 이렇게 우리처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남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0원짜리 쿠폰을 제공해준다. 어차피 남원에서 써야 하는 상품권이니 지역경제도 조금이나마 더 활성화시키고, 관광객도 기분이 좋은 방식인 것 같다.
광한루 안 오작교를 찾자
사실 광한루에 딱 들어가면 생각보다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딱히 출사지로 보일 만한 장소들이 없기 때문. 올림픽공원이든 선유도이든 서울 출사지들은 대부분 포인트가 있다. 최소 사진가 머리에 그려지는 대략적인 이미지라도 있다는 것. 그런데 광한루는 포인트도 없고, 생각보다 허하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럴 때 오작교를 찾아가자. 광한루 내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을 찾아가면 자연스럽게 오작교를 발견할 수 있다. 부디 다리를 찍지 마시라. 오작교 잘 찍은 사람들은 이미 많고, 구글링만 해도 잘 찍은 사진을 찾을 수 있다. 차라리 오작교에 가서 앉으시라. 오작교에 앉으면 피사체 뒷쪽으로 보이는 건축물과 나무들이 좋은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개인적으로는 해가 완전히 지지 않은 시간에 찾아가기를 추천한다. 요즘처럼 해가 빨리 지면 조명 없이 매력적인 사진을 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역광 장소를 찾아 의도적으로 역광사진을 담아보는 것도 좋다. 광한루 모든 장소들이 푸릇푸릇하기 때문에 역광의 강렬한 햇빛이 가미되면 푸릇한 색도 강조되고 분위기도 살릴 수 있다.
광한루 옆 카페 예루원
광한루도 광한루지만 그 바로 옆 카페 예루원도 주목할 만한 장소다. 들어설 때부터 거대하게 서 있는 젤리곰에 시선을 뺏긴다. 한옥과 젤리곰의 조화라니, 퍽 낯선 조합이지만 그래서인가 사진 찍는 재미가 있었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할 만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광한루도 그렇고 카페도 그렇고,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가 많은 공간은 아니다. 대개 어른들이 즐기는 장소이지. 광한루의 공간, 카페에서의 커피. 어느 하나 아이들에게 친숙한 게 있겠나. 그런데 그 사이에 이런 요소가 있으니 아이들의 즐거움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관광지라고 할 수 있겠다.
한바탕 사진을 찍고 카페로 들어간다면 이 자리부터 선점하기를 추천한다. 아니, 차라리 사진을 포기하더라도 이 자리부터 쟁취하기를 추천한다. 테이블 바로 옆에 활짝 문이 열리고, 그 밖으로 광한루 안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힐링이 되는 카페가 있다니. 이 정도 뷰라면 커피의 맛, 공간의 편리함, 아이들의 재미 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오후 시간에 찾아가보니 햇빛은 따사하게 떨어지고, 광한루를 걷는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소근소근한 노이즈로 들려온다. 옆에서는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커피 내리는 소리도 들린다. '평온함'이라는 감정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게 아쉽지만, 말 그대로 평온함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러면 당연히 졸리다. 낯잠을 잘 수밖에 없는 따듯함. 이 자리에 앉기 위해 간 카페는 아니었는데, 어쩌다 앉은 이 자리가 이렇게나 명당이었다. 뒤늦게 들어온 분들이 우리 엉덩이가 들썩일 때마다 주의를 기울였던 것을 보면, 이 자리가 얼마나 명당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마 주말에 가면 이 자리는 정말 앉기 힘들 거다. 평일에 찾아가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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