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날씨엔 걷기 좋은 장소를 찾는다.
걷기 좋은 날씨, 가을의 매력이다. 가을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이 선선한 날씨가 주는 산뜻함 속에서 걸으며 땀을 낼 때 느끼는 쾌감은 정말이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문제는 걷기 좋은 장소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걷기 좋은 길, 혹은 걷고 싶은 길 하면 제주도 올레길이 떠오르곤 하는데, 제주도에 가야만 걸을 수 있는 길이지 않나. 일상 속에서, 이 걷기 좋은 날씨를 온전하게 누리며, 가을 정취도 누릴 수 있는 걷기 좋은 장소가 흔한 것은 아니다.
감사하게도 필자는 순창에 내려와 산 지 4개월 정도 지나고 있고, 순창은 서울이나 인천보다 이 가을 정취를 온전하게 누릴 수 있는 걷기 좋은 길이 꽤나 많다. 서울에 있었다면, 인천에 있었다면 누리기 힘든 풍경이 꽤나 흔하게 보인다. 그 중에서도 이번 가을에 다녀온 용궐산 하늘길은 정말 속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한 뷰를 선물해줬다. 가을, 조금 더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장소를 소개해보고 싶었다.
순창의 자랑이라 할 만한 곳.
순창 하면 고추장부터 떠오르지 않나. 인정한다. 필자도 순창으로 오게 되는 게 결정됐을 때 '고추장'부터 떠올랐고, 필자 주변의 지인들도 필자가 순창으로 가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고추장'이야기를 반드시 했으니까. 그러나 막상 순창 와서 고추장 한 번 사본 적 없고, 따로 순창의 고추장이라고 먹어본 적도 없다. 오히려 순창은 섬진강을 끼고 있는 풍경이 매우 자랑할 만한 곳이다.
그리고 용궐산 하늘길은 그 풍경을 생각보다 쉽고,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감히 순창의 자랑이라고 꼽을 만하다. 너무 거창한 것 같기는 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좋다 좋다 이야기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좋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좋은 날씨에 올라가 직접 눈에 담으니 정말 입이 벌어지는 풍경들이 있었다. 서울촌놈 한강이 최고인 줄만 알았는데, 많이 반성했습니다.
용궐산 하느길 데크에 오르면 아래로 섬진강이 흐르는 장면을 매우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기 때문에 날씨만 좋다면 - 순창은 생각보다 안개가 많이 낀다. 아마 강 주변이라 그런 것 같다. - 흐르고 있는 섬진강을 또렷하게 볼 수 있을 거다. 또 위 사진을 보면 용궐산과 함께 구경하는 요강바위가 보이기도 한다. 후술하겠지만 요강바위는 별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용궐산 하늘길 가는 방법
용궐산 하늘길 데크에 오르는 방법은 쉽다. 일단 용궐산 치유의 숲으로 네비게이션을 찍는다. 들어오는 진입로가 외길이기 때문에 운전이 미숙한 사람들이라면 처음 진입로에서 조금 애를 먹을 수 있다. 정면에서 오는 차를 잘 피해서 치유의 숲에 도착하면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주차를 하고 하차를 하면 된다.
주차를 하고 화장실 방면으로 이동하면 용궐산 하늘길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있으니 천천히 따라서 올라가면 된다. 다만 주의할 점이라고 하면, 하늘길 데크까지 오르기 위해서 돌산을 꽤 오래 올라야 한다. 필자야 한 주에 여러 번 유산소 운동을 해서 크게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웬만한 동네 가파른 뒷산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또 돌산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미끄럽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몇 번 있다. 스틱까지 챙길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트래킹화나 등산화를 신는 게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순창 금산보다는 오르기 쉽다고 느끼진 했지만, 숨이 벅찰 만큼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천천히 오르기를 추천한다.
돌산을 20분 정도 오르면 하늘길 데크가 보이기 시작한다. 데크는 현재 두 줄 정도로 이루어진 것 같다. 확장공사를 하고 있기는 한데 언제 완료될지는 모르겠다. 데크 자체는 걷기 매우 좋게 설치돼 있으니 천천히 걸으며 섬진강 풍경을 맛보면 된다. 풍경을 보다보면 어느새 데크 정상에 올라 있다.
작은 팁
필자는 토요일 오후에 오르기 시작했다. 대략 3시 정도? 사람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엄청 많지도 않아서 사진을 찍을 때 불편하거나 신경쓰이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데크 폭이 좁기 때문에 사람이 많다면 이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게 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능하면 사람이 없는 평일에 가는 것이 섬진강과 피사체를 함께 화면에 담기에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요강바위는 굳이 볼 필요 없다. 필자는 궁금해서 용궐산에서 하산한 후 요강바위를 보러 갔는데, 하산한 지점에서 1.7km를 걸어야 한다. 주차장까지 왕복한다고 생각하면 걸어서 3키로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경로인데, 막상 요강바위를 보면 '이게 뭐지? 이걸 보러 온다고?'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거다. 정말 별 거 없는 바위이니 더 걷고 싶은 분들이라면 차라리 섬진강 나룻터 쪽으로 가서 섬진강을 걸어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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