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이 카페보다 좋은 카페가 없다.
여수에 카페가 얼마나 많을까. 산과 바다가 충만하게 어우러지는 여수 땅에 면적 넓고 특이한 카페들이 수없이 많다.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바다 뷰가 보이는 카페들이 수두룩하다. 또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루프탑, 야외석 등 설비들을 잘 해놓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문제는 여름 날씨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는 야외석이 아무리 예뻐도 앉을 수가 없다. 땀 뻘뻘 흘리는 것보다 실내에서 에어컨 쐬면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훨씬 좋기 때문. 야외석, 루프탑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런 여름 날씨에는 절대 쳐다도 보지 않는다. 바다를 봐도 실내에서 통창으로 볼 수 있는 카페를 찾곤 한다.
그런데 오늘 다녀온 여수 카페 피읖은 엄청나게 무더운 날에도 야외석에 앉게 되고, 그 야외석에서 엄청나게 신선한 경험을 하게 했다. 땀이 뻘뻘 흐르는, 도로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여름에 가본 피읖이 왜 그렇게 인상적이었는지 한 번 사진으로 소개해보려고 한다.
- 매력적인 아웃테리어
- 너무나 신선한 야외좌석
1. 매력적인 아웃테리어
일단 카페는 그 외관이 주는 매력이 분명히 존재한다. 아웃테리어가 얼마나 예쁜지가 첫인상을 결정한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 통해서 카페를 찾아보는 경우가 빈번한 경우, 일단 외관 사진이 깔끔하거나 모던하면 호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피읖은 그런 점에서 아웃테리어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상으로는 그렇게 매력적이게 보이지 않았는데, 일단 건물 자체가 콘크리트식으로 세워져 있고, 입구와 주변에 허브들이 심겨져 있다. 주문하러 가는 길에 보이는 허브 때문에 눈도 즐겁고 코도 즐겁다. 첫인상이 참 매력적.
곳곳에 나무와 허브들이 심겨 있어서 여름의 싱그러움이 매우 부각되는 곳이다. 날이 정말 뜨겁고 해가 쨍쨍했는데, 오히려 그런 날씨에 사진을 잘 담기가 어렵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툭툭 찍어도 싱그러움을 담을 수 있으니 참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문하러 가는 사람, 주문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 이 앞에서 사진 찍는 게 쉽지 않다. 타이밍을 잘 맞춰야만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2. 너무나 신선한 야외좌석
피읖이라는 카페에 빠져버린 이유, 누군가에게 소개할 만한 카페라고 느낀 이유, 카페에 머문 시간이 너무 즐거웠던 이유. 바로 야외좌석이다. 이 날 날씨가 얼마나 덥던지, 해는 쨍쨍한데 잠시만 서 있어도 땀이 주루룩 흐를 정도로 뜨거운 날씨였다. 상술했듯 이런 날씨는 무조건 실내로 들어가서 에어컨을 쐬며 커피를 마신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야외 좌석에 앉아 있더라. 멀리서 들어가면서 볼 때 '도대체 왜?', '아무리 자연을 보는 컨셉이라지만 너무 덥지 않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 옆으로 걸어가는 순간 엄청나게 바람이 많이 불어왔다. 약간의 습기는 있었지만, 꿉꿉하지 않은,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멈추지 않고 불어왔다. 대부분의 야외좌석이 대나무 사이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해가 어떤 위치에 있든 그늘이 지는 좌석들이기도 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아내가 주문을 하는 동안 야외 좌석 한 곳에 앉았다.
그 선택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바람이 정말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불어왔다. 엄청 강하지도 않았지만, 엄청 약하지도 않은 바람. 그 더운 날 그늘에만 있어도 더운 건 어쩔 수 없는데 선선한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오니 잠이 솔솔 올 지경이었다. 이래서 시골에서 사람들이 정자에 앉아서 낮잠을 잤구나 생각하게 될 정도. 아무리 그래도 틈틈이 '덥다', '땀난다' 느낄 만도 한데 카페 피읖에서는 단 한 번도 그렇지 않았다. 자리를 뜰 때까지 한 번도 실내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들 정도였다.
또 자리에서 이렇게 바다와 뷰가 보이는데,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멍때리게 된다. 리뷰를 보니 자연멍 때린다고 하던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명확하게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자연을 충만하게 만끽하는 시간.
물론 실내 공간도 충분하다. 우리는 갈 때에야 보게 됐는데 별관이 따로 있더라.
본관도 그렇고 별관도 그렇고 대형거울이 있어서 사진 찍기가 좋다. 딱 높이 맞추도록 통나무 의자도 놓여 있기 때문에 편하게 사진 찍을 수 있는 곳. 본관에서는 사진 찍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소품도 대여해주고 있는 걸 봤는데, 사진 찍을 수 있도록 여건을 잘 조성해놓을 것 같아서 SNS업로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름만큼 카페 찾기 어려운 시기가 없다. 좋은 카페에 가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피읖이라는 카페는 그 자체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카페다. 여수에 간다면 카페 피읖 한 번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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