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랜드에 갈 이유
놀이공원은 항상 설레는 곳이 맞다. 다만 그 설렘의 만족도가 입장료보다 크냐 작냐의 문제이다. 에버랜드 입장료를 낼 때마다 느끼는데, 이런 저런 할인을 받아도 입장료가 3만 원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작지 않은 비용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 비용이 주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어지지만 그만큼 설렘과 만족도의 크기 역시 줄어들기 때문에 - 에버랜드 아니어도 놀 게 많지 않은가 - 에버랜드에 가는 빈도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에버랜드에 다녀오면서 BTS 불꽃놀이를 보게 됐고, 이거 하나면 에버랜드 갈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이번 방문도 필자가 엄청 원해서,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간 방문은 아니었다. 상황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입장료를 내며 입장한 것인데, 그 입장료가 상당히 아까웠다. 그래도 어쨌든 가게 된 거, 재밌게 즐기자 생각하기는 했는데 이제 놀이기구를 타는 것도 마땅히 재미가 없더라. 심지어 4월에 로스트밸리도 다녀와보면서 이제 에버랜드에서 그닥 새로운 건 없다고 느낄 때라 아무리 마음을 좋게 가지려 해도 에버랜드 입장이 너무 아깝더라.
그런데 정말 딱 마지막에 보여주는 BTS 불꽃놀이 하나 보니 마음이 개운해졌다. 이 하루가 만족스러워졌다. 그 정도로 BTS 불꽃놀이는 매력적이다.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인지, 간단하게 영상과 글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에버랜드 불꽃놀이와 찰떡인 BTS의 노래.
일단 영상을 한 번 보시기를 추천한다. 사실 이 날 친구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화장실에 들리다가 퍼레이드를 놓쳤다. 에버랜드 하면 퍼레이드가 가장 핵심이지 않나! 필자는 T익스프레스는 안 타도 퍼레이드는 꼭 챙겨보는 편인데, 이 날 허무하게 퍼레이드를 놓친 거다. 어이가 없어서 '그냥 집에 가자' 하며 출구로 나가고 있는데, 중앙 정원 쪽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 시선이 빼앗겨 슬금슬금 따라갔는데 BTS 불꽃놀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자연스럽게 착석하기 위해 이동했다.
웃긴 이야기지만, 나는 BTS에 별 관심이 없다. 노래는 대충 TV에서 나오는 노래만 아는 정도이고, 어떤 노래는 '이게 BTS 노래였구나' 생각하곤 하기도 한다. 요즘 K-pop, 노래에 대해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꼭 BTS에 대한 무관심만은 아니다. 블랙핑크니 누구니 하나도 모른다. 미주 씨가 아이돌인 것도 최근에 알았으니까.
그렇기에 불꽃놀이는 보고 싶은데 또 BTS가 나오네 생각하면서 약간의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시작에 의아했던 에버랜드 BTS 불꽃놀이가 보면 볼수록 BTS의 노래를 감상하게 하고, 그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폭죽들은 '와' 하는 탄성을 나오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단 BTS 노래와 폭죽이 너무나 잘 매칭이 됐다. 리듬에 맞춰 적당한 타이밍에 폭죽이 터지는데, 이 세팅을 하기 위해 꽤 많은 에너지가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음향과 폭죽이 딱딱 들어맞았다. 또 BTS의 노래가 이런 불꽃놀이에 너무 찰떡으로 어울리기도 하더라. 노래 분위기들이 대체로 신나고 경쾌하면서도 폭죽이랑 잘 어울렸다.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곡으로 나오던 BTS의 다이너마이트다. 노래 이름도 다이너마이트인데, 여기에 폭죽이 너무 잘 어울리는 거다. 어떻게 이렇게 노래 제목이랑 노래 분위기, 그리고 실제 폭죽까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신비할 정도였다.
모르긴 몰라도 BTS 노래와 폭죽을 연계해서 불꽃놀이를 기획한 에버랜드 담당자가 엄청난 에너지를 기울였을 것 같다.

팁과 주의할 점
먼저 관람 팁이다. 에버랜드 BTS 불꽃놀이는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된다. 당연히 이미 9시 이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중앙 빈 자리에 앉기 시작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몇 시에 가야 좋은 자리에 앉을까?'라는 점이겠지. 필자는 너무 빠른 시간에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히려 너무 앞자리에서는 폭죽이 카메라와 눈에 다 안 담기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폭죽이 넓고 높게 터진다. 때문에 맨 앞자리에 앉으면 오히려 목을 바싹 쳐들어야 하는 불편을 경험하게 된다. 마치 영화관 맨 앞자리처럼. 우리는 9시 15분 정도 들어갔는데, 중앙 분수 있는 곳 우측에 앉으니 딱 보기 좋았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기도 좋았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낙진을 조심해야 한다. 에버랜드 측에서 낙진을 막을 수 있도록 사진 상의 일회용 모자를 준다. 때문에 낙진으로 인해 피해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긴 한데, 조사해보니 다른 불꽃놀이를 관람하던 어떤 사람들은 낙진으로 화상을 입은 적도 있다고 하니 항상 조심하며 관람하는 것이 당연히 좋겠다.
정말이지 에버랜드 BTS 불꽃놀이 하나만으로도 에버랜드 갈 이유가 있다. 입장료 내고 들어갈 가치도 있다. 당연히 에버랜드 내에는 BTS 불꽃놀이뿐 아니라 다양한 놀거리가 있기 때문에 놀이기구를 좋아하거나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절대 일찍 나오지 말고 끝까지 불꽃놀이 보고 나오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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