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보정의 보편화
RF카메라에서 SLR카메라로 전환되면서 사진산업의 많은 부분들이 변화했다고 한다. 라이카처럼 RF카메라를 제작하여 고가로 판매하던 카메라시장이 SLR 체계로 변환되며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몰락(?)이라 하긴 그렇지만 침체를 경험하고, 주 시장은 SLR로 넘어가게 된다.
RF에서 SLR로의 전환만큼 큰 변화를 준 요소가 하나 더 있다면 필름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전환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출을 조정해 필름에 담으면 됐던 사진들이 디지털시대로 변화하면서 '어떻게 색을 조정할 것인가'의 여지를 얻어 개별적인 색들이 들어간 사진들이 등장하게 됐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필름 카메라를 추억하고, 사용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로 담은 파일로 된 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필름은 매니악해졌고, 디지털이 대중화됐다. 그리고 디지털 사진 시대에는 개인의 개성과 색감이 남들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된다.
물론 카메라 회사들이 각기 고유의 색감들을 만들어냈다. JPG 파일로 촬영하면 카메라 회사가 카메라에 세팅해놓은 이미지 처리 과정을 거쳐 고유의 색감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 색감을 가장 잘 활용한 것이 캐논이라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이 니콘이지 않을까 싶다. 캐논은 피부톤을 가장 잘 잡는 회사로 여겨졌고, 니콘은 시체색감을 만들어내는 회사로 알려졌다.
뭐 실제로 몇년 전만 해도 사진 보정이 그렇게 대중화되진 않았으니 카메라회사들의 색감에 의존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색감논쟁을 하며 타 회사를 비방하게 됐던 것 같다.
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제는 카메라 회사가 만들어내는 색감을 넘어 개별적인 색감 보정이 보편화된 시대가 됐다는 거다. 그리고 카메라를 직접 사지 않아도 그 카메라의 사진을 가지고 색감보정도 해볼 수 있고.
소니 A9M2
오늘 내가 보정해볼 사진은 소니 A9m2로 찍은 사진들이다.
사실 나는 소니를 좋아하진 않는다. 미러리스의 선구자였고, 항상 카메라를 살 때마다 강력하게 고민하는 비교군의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였지만, 늘 선택하진 않았던 카메라다. 소니가 만든 카메라는 뭐랄까,, 너무 전자제품 느낌이 난달까?
그러나 확실히 미러리스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회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색감과, 그들이 만들어주는 원본은 어떤지 궁금함이 생겼다.
그렇기에 A9m2로 찍은 사진을 보정해보고 원본이 어떤지, 어떤 점에 강점이 있는지에 대해서 개인적인 느낌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 모든 사진은 SLRclub 공식리뷰에서 제공하는 RAW, JPG 샘플 파일을 활용했다.
첫 번째 사진은 일반적인 주광에서 촬영한 사진 같다. 상대적으로 좀 탁하게 보인다.
RAW 파일 노출 조정을 좀 해봤다. 너무 급하게 대충 해서 그런가, 좀 노출이 오버되긴 했다. 개인적으로 캐논을 보정할 때보다 색을 건들이는 데 있어 신경이 많이 쓰인다. RAW파일이어도 각기 색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소니의 색은 개인적으로는 너무 인공적이다.
강한 역광에서의 촬영. 일출인지 일몰인지는 모르겠으나, 태양이라는 광원이 어떤 광원보다 강력하다.
개인적으로 만져보면서 놀랐던 것은 하이라이트 노출 오버가 심하지 않더라는 것. 센서가 좋구나 싶었다. (사골 센서라 까이는 캐논이여..) 언더 계열도 보정관용도가 굉장히 높은 걸 보면 DR이 참 좋구나를 느낀다.
암부의 색은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암부 보정에 원하는 색이 잘 들어간다. 라이카를 보정할 때 암부가 강력하다는 걸 느꼈는데,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원하는 대로 어느 정도의 보정이 가능한 걸 보면 센서가 좋긴 한가보다.
이 사진은 jpg로 볼 때 너무 별로였다. 소니가 파란 계열이 너무 인공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그런데 또 보정을 해보니 그런 대로 괜찮더라. JPG가 너무 푸른 계열이 이상한 것 같고, RAW로 뽑아서 보정을 하면 좀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사진 역시 센서가 좋구나를 생각하게 될 정도로 하이라이트가 꽤 많이 살아 있더라.
이 사진을 보고 '파란 색 좀 까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운을 받았다. 파란 색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그런데 또 '네가 건든 사진 색은 인공적이지 않냐?' 라고 물으면 또 할 말이 없긴 하다. 뭐랄까, 만져도 그닥 마음에 안 들어.
간단한 정리
색감 및 노출을 보정해보니 결국 장단이 뚜렷하다고 느꼈다.
소니를 사용하면 좋은 사람들은 [ 색감 보정에 익숙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이다. 센서 성능이 확실히 좋기 때문에 색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소니를 적극 추천한다. 심지어 소니 A9라인은 af를 비롯한 하드웨어 성능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전문 포토그래퍼, 스트릿사진가들에게 더 사랑받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소니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은 [ 색감 보정을 못 하거나, 혹 미숙한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이다. 색이 튀는 경우도 있고, jpg 색감이 썩 좋지 않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른 카메라들도 색감 리뷰를 해보며 프리셋도 공유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건, 색감은 정말 개인적인 영역이다. 누군가는 jpg 자체도 너무 예뻐서 무조건 a9을 사야겠다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정말 돈 줘도 안 산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개별적인 영역에 속한 것이라 이해하고 읽는 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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