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자

베트남 다낭 패키지 여행 추천하지 않는 이유(2022년 10월)

반응형

베트남 다낭 여행
베트남 다낭 여행

베트남 다낭에 다녀왔다. 

베트남 다낭으로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어제 귀국했으니 이만큼 따끈따끈한 후기도 없을 것이고, 기억왜곡이 없는 후기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이 오래 막혀 있었고, 하늘길이 뚫린 후로도 코로나를 대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선뜻 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게 사실이라 이번 여행이 매우 귀중했고 소중했다. 뭐,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여행은 항상 그렇지만, 필자에게도 더더욱 그랬다는 거다. 

 

결과적으로 우리 여행은 너무 행복했고 좋았다. 함께 한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 패키지의 묘미인,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쌓는 것 역시도 좋았다. 사람을 피곤해하는 성향인 나로서는 그런 만남들이 썩 불편한 것이 당연한데도, 여행지에서 만난 것 덕분인지, 사람들이 다 좋아서였는지 새로운 만남들도 매우 소중했다. 

 

다만 딱 한 가지, 패키지 여행에 대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 태국 여행 때도 패키지 여행으로 떠났다가 가이드 때문에 정시적으로 피곤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후로 오랜 시간 자유여행만 하다가 다시 떠난 패키지 여행에서는 그 잊혀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에 대해, 특별히 베트남 다낭을 여행지로 하는 패키지 여행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한다. 

 

 

 

베트남 다낭 여행
베트남 다낭 여행

패키지가 필요한 상황도 있다.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패키지 무용론이 모든 사람들에게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필자 역시 인지하고 있다는 거다. 먼저는 필자 가족이 그러했다. 고령의 할머님을 모시고 떠났고, 중년의 부모님들을 모시고 떠났던 여행이었기 때문에 자유여행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일정이야 함께하는 사람들을 고려해서 어떻게 적절하게 짤 수 있겠지만, 교통편이라든지 식사라든지 불편한 점이 더 많았을 거다. 

 

꼭 고령의 참가자 때문만도 아니다. 이번 패키지 여행 때 필자보다 젊은 친구 둘이서 온 경우, 필자 또래의 신혼부부가 온 경우도 봤기 때문. 여행이 낯설고, 새로운 문화나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혼자 들어가는 게 무섭고, 일정을 짜는 것이 낯선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패키지는 너무 좋은 대안이 된다. 여행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라면 패키지에 참가해보며 어떻게 해외여행이 진행되는지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베트남 다낭 여행
베트남 다낭 여행

패키지 여행이 무용한 이유

그럼에도 패키지 여행이 무용하다고, 그것보다 자유여행을 떠나라고, 특히 베트남 다낭으로 떠날 것이라면 혼자 가봐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베트남 다낭이라는 지역이 여행하기에 어려울 게 없는, 소위 말해 난도가 낮은 여행지라는 점. 다른 하나는 패키지 여행으로 인해 소비해야 하는 에너지가 있다는 점. 이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베트남 다낭이 너무 편한 여행지라는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여행에서 가장 두렵고 어려운 점이 '언어'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위기대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그런데 다낭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한국어 간판과 안내를 볼 수 있고, 많은 현지인들이 어느 정도의 한국어를 사용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야시장에서는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도 볼 수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일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려 하는 사람들도 많고, 한국어 자체가 제2외국어처럼 여겨지는 듯한 인식을 많이 받았다. 

 

물론 한국어로 모든 의사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좀 더 의사소통의 폭이 넓다. 한국어를 못 해도 영어는 소소하게 하는 현지인들도 있다. 여기서 '나 영어 못하는데?'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필자도 영어 못 한다. 그냥 한국 사회에서 12년 동안 어찌어찌 따라다니기만 한 수험영어만 했던 사람으로서, 말할 의사가 영어로 전혀 술술 풀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웬만한 의사소통이 해결된다. 그러면 된 것 아닐까? 어차피 현지인과 대화를 오래 나누기 위해 가는 게 아니라, 내 여행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의사소통을 하려는 것이니까. 

 

또 정 안 되면 현지인이 먼저 어플리케이션을 켜서 가져다댄다. 우리가 만난 택시기사 한 분은 한국어도 영어도 안 되자 곧바로 파파고 같은 앱을 켜서 번역을 해줬다. 언어 때문에 자유여행을 고민하고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절대 그럴 이유가 없다. 

 

 

 

베트남 다낭 여행
베트남 다낭 여행

언어만큼이나 중요한 게 이동편이다. 패키지에서는 버스를 대절해주니 이동에 대한 걱정이 없는데, 따로 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될 거다. 특히 다낭 같은 여행지는 대중교통이 전무한 상황이고, 그렇다고 택시를 타자니 바가지를 쓸 것 같고. 

 

그러나 어플 하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이다. 다른 글로 베트남 여행을 준비하며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기록해보겠지만, 그랩 같은 어플 하나면 이동편 문제도 끝난다. 택시 비용 자체도 워낙 저렴하니 어플을 사용해서 택시를 부르면 되고, 더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대충 그랩에서 시세를 확인해보고 현지 기사들과 협상해서 더 저렴하게 이동할 수도 있다. 이동편도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것. 

 

 

 

베트남 다낭 여행
베트남 다낭 여행

둘째, 패키지 여행으로 인해 소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크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실 이 글을 쓰는 핵심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으니 패키지 여행상품 자체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겠다. 패키지 여행은 예약할 때 비용 자체가 저렴하다. 싼 값에 고객들을 유치하는 것. 실제로 예약할 때 보면 '이 값에 저 좋은 호텔과 식사가 다 해결된다고?' 하는 생각이 들지 않나. 인터넷으로 대충 호텔 때려보고 식비, 교통비 생각해보면 너무 가격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런데 여행사가 바보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도 아닌데 어떻게 그 값에 그 여행이 될까? 나름대로 고객들로부터 비용을 뽑아내는 통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이 두 가지인데, 일정 중에 있는 쇼핑과 선택옵션 이 두 가지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통로로 비용을 충당하는 여행사의 방식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는데, 관광객들에게 눈치, 부담, 스트레스를 준다는 거다. 

 

패키지에는 풀옵션이 아닌 이상 거의 100% 쇼핑 일정이 있다. 여행사가 제휴한 업체들에 끌고가서 제품을 사게 하고 커미션을 먹는 것. 안 사면 그만인데, 안 사면 안 산다고 업체들은 아쉬운 소리를 하고, 가이드도 아쉬운 소리를 한다. 시덥잖은 것들을 판다. 노니가 무병장수 약이라니, 족제비 커피가 맛있다니. 사실 저 가격에 사는 것 자체가 바보다. 설명을 듣는 90%의 사람들은 다 공감한다. 그런데 안 사면 눈치를 준다. 버스에 타면 가이드가 '업체 사장님이 매출이 안 나와서 서비스를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히사더라'라는 말을 한다. 

 

선택옵션은 다를까? 선택옵션들이 다 나쁜 건 아니다. 우리도 이번에 떠나면서 꼭 하고 싶었던 일정 - 추가 마사지, 호이안 아경투어 - 은 추가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팀에 참가한 모든 관광객들이 이 정도 옵션으로 진행하고 싶다 해도 "하나 더 하셔야 한다, 회사로부터 호텔과 버스비 뽑아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한 번만 살려주시라, 자기도 이렇게 관광객들에게 사정사정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들을 하며 부담을 준다.

 

이번 가이드는 심지어 자기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다던 '식사 업그레이드' 자체 옵션도 관광객들에게 '반강요'했다. 인당 80불 정도를 더 내면 일정에 있는 식사들보다 더 좋은 식사들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우리는 동의도 안 했는데 다음 날 점심부터 예약을 해서 첫 일정부터 가이드와 설왕설래를 해야 했다. 그렇다고 업그레이드한 식사들이 만족스러웠냐? 하도 가이드가 우는 소리를 해서 팀원들이 - 이것도 팀 내에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얼마나 징징댔으면 그 사람들도 동의를 했다 - 비용을 맞춰서 식사 2번을 업그레이드 했는데, 그렇게 먹는 게 쿠우쿠우보다 못 한 뷔페집, 혼자 먹어도 부족한 양의 소고기집에 데려갔다. 오히려 업그레이드 하지 않은 현지식이 훨씬 맛있었다. 

 

누가 베트남에서 소고기 먹고 쿠우쿠우 먹고 싶냐. 쌀국수, 월남쌈, 분짜 같은 것 먹으려 가는 거지. 현지식 먹는 내내 와서 괜찮냐고, 식사가 이래서 미안하다고 - 사실은 업그레이드 할 걸 그랬지? 말하고 싶었겠지 - 이야기는 하던데, 우리 모두는 정말 진심으로 너무 식사가 좋았다. 베트남식이 입맛에 맞았거든. 

 

글로 풀어서 그렇지, 한 번 상상해보시라. 여행지에 도착한 밤부터 이런 이야기를 하며 가이드가 하는 저런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커미션도 먹고 회사 요청도 따라줘야 하는데 관광객들이 협조적이지 않아 생기는 가이드의 짜증과 불안을 봐야 한다는 것을. 좋으려고 여행하러 갔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오는 것. 이게 솔직한 패키지 여행의 단면이다. 

 

 

 

베트남 다낭 여행
베트남 다낭 여행

아직도 할 말이 너무 많다. 첫째날과 복귀하는 날 여행 일정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보며 여행사가 얼마나 무책임하게 일정을 짜놓는지를 보기도 했다. 가이드가 "시간을 어떻게 떼워야 하기는 한데, 이해해주시라"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야 했고, 시간 떼우기 위해 커피샵에 가서 개인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경험도 '두 번이나' 했다. 

 

물론 특정 여행사의 문제일 수도 있다. 특정 가이드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러나 필자가 다녀온 동남아 패키지의 경우, 이런 일이 매번 있었다는 기억을 되짚어볼 때 더 이상 동남아는 패키지 여행으로 떠날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수고로울 수도 있다. 이동편도 짜야 하고, 일정도 짜야 하고, 식사도 찾아다녀야 하니까. 그런데 그게 여행이다. 내 힘으로 새로운 곳들을 돌아보며 경험들을 쌓는 것, 때로는 피곤해서 일정을 미루고 쉬기도 하고, 때로는 아쉬워서 더 많은 곳들을 몰아보기도 하는 것. 그런 여행을 떠나시라. 베트남 다낭 정도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