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참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한없이 무겁고 막막한 이 물음에 대해, 나는 나 스스로를 '가지고 있는 관심사'로 규정해보려고 한다. 세상이,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들이 분명하게 존재함에도, 나는 직업과 역할로 나 스스로를 규정짓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여건만 된다면 아내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며 살고 싶다. 누구든 여행을 좋아하지 않겠냐마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못 보았던 것을 보고, 그것들을 보며 경외심을 느끼는 모든 과정을 너무나 애정한다. 물론 여행 없이는 삶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난하고 아픈 이들 옆에서 "여행이 최고야", "너 어디 다녀왔어?"라는 식의 말로 마음을 갉아내는 행태를 혐오한다. 뭐 그렇게까지 남을 생각해야 하냐지만, 내 행복을 떠벌리고 싶어 남의 마음을 긁어내는 건, 왜일까 용납되지가 않는다.
곁길로 빠졌다. 아무튼 여행자로 살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근근한 여행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한 명의 소시민일 뿐이다. 돈이 생기고 시간이 나면 늘 어디로 여행갈까를 꿈꾼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 불가해지면서, 나 역시 남들과 같이 차박과 캠핑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글들은 한 명의 여행자로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글들이 될 것 같다. 물론 여행 초보라 남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코스를 나름대로 약간 정리해 밟아가는 정도의 여정이겠지만 말이다. 뭐 어때, 누구처럼 거짓말치며 책 써서 유명해지는 것보다야 내 나름대로 다녀본 길들에 대한 마음을 나누는 게 낫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