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x-photographer 전문가들의 스트랩
후지필름 x-photographer들의 리뷰 영상들을 보다보면 하나같이 똑같은 스트랩을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딱히 A&A처럼 고급스러워보이거나 브랜딩 정체성이 명료해보이지는 않는 스트랩인데 왜 저렇게 똑같은 스트랩을 사용하고 있나 의아함을 느끼게 하는 스트랩.
사실 이미 편리하고 유명하며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스트랩은 많다. 필자 역시 픽디자인의 슬라이드라이트를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고, 리쉬도 사용해봤다. 이만큼 편리하고 안정감 있는 스트랩 찾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때문에 다른 스트랩을 굳이 구매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왜 저 전문가들이 저 스트랩을 사용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나기도 했고, 리쉬를 쓰면서 슬라이드라이트와 다르게 길이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편감을 느껴서 새로운 스트랩을 한 번 구매해보게 됐다. 이름하여 simplr F1 스트랩. 이 스트랩이 과연 큰 돈 들여 구매할 만한 스트랩인지 한 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Simplr F1의 아쉬운 패키징과 첫인상
패키징은 솔직히 까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아쉽다. 직구만 가능한데, 후지필름 카페에서 공동구매로 대략 8만 원(?)에 구매했으니 절대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웬만한 보세 스트랩이 3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고, 이미 신뢰성을 증명한 픽디자인 역시 7-8만 원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8만 원짜리 스트랩은 절대 저렴하지 않고 매우 비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패키징이 이렇다. 픽디자인에 비교해보면 정말 처참할 정도다. 어디 보세 브랜드에서나 구성할 정도의 패키징. 처음에 받고 헛웃음이 나왔다. 이 정도밖에 안된다고?
그리고 그 내용물을 보면 더 헛웃음이 나온다. 픽디자인이랑 자꾸 비교하게 되는 걸 용서하시라. 가격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교군에 넣을 수밖에 없다. 픽디자인을 한 번이라도 개봉해본 사람들은 안다. 패키징에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 물론 그 패키징을 벗겨내는 것도 일이기 때문에 불편하기는 하지만, 딱 봐도 이 가격을 쓸 만했다는 느낌을 주는 패키징이라는 것.
그리고 제품 자체의 첫인상도 너무나 평범해보인다. 그냥 평범한 스트랩인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솔직히 처음에 돈 날렸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그냥 평범한 스트랩처럼 보였다.
견고함과 편의성
그러나 사용한 지 딱 한 주가 지날 때부터 묘한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평범해보이는 재질의 스트랩인데도 어깨에 매면 든든함이 느껴지고, 절대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안정감을 준다. 또 연결고리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든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디자인의 스트랩을 사용할 때마다 줄이 끊어질 걱정보다 저 연결고리가 부러질 것이 염려됐었다. 다른 브랜드들은 줄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에 신경을 쓰고 홍보하지만, 저 고리에 신경을 썼다고 홍보하지는 않는다.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테니까. 그런데 Simplr F1 스트랩은 저 고리의 견고함을 홍보하고, 그 홍보한 내용대로 입증한다. 카메라에 끼울 때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절대 고리가 먼저 부러지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또 물에 젖어도 된다는 편의성이 있다. 카메라라는 전자기기 자체가 물과 거리가 멀어야만 하지만, 이따금 안좋은 환경에서 사진을 촬영하게 될 때가 있다. 우중촬영, 눈이 내릴 때의 촬영 등이 그렇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지만, 이 환경들이 주는 사진의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카메라에는 방진방적 기능이 들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스트랩은 그렇지 않다. 물에 젖으면 갈라지거나 벗겨지는 스트랩들이 태반이다. 반면 Simplr F1 스트랩은 애당초 물에 젖어도 된다고 홍보하고, 실제로 물에 젖어도 타격감이 없다. 그냥 말리면 될 뿐. 냄새는 걱정되긴 하지만, 그건 잘 말리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또 길이 조절도 매우 편리하다. 리쉬를 사용하면서 길이 조절 안 되는 게 이렇게 불편하구나 절감한다. 슬라이드라이트 사용할 때 그 기능을 너무 잘 사용했는데 X100v에 리쉬를 달아놓고는 줄 조절이 안돼서 답답했던 기억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 스트랩은 픽디자인 스트랩처럼 길이 조절 기능을 넣어놔서 편리하게 길이 조절을 할 수 있다.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 바로 이런 활용성이다. 길이 조절을 할 때 길게 빼면 크로스로 멜 수 있고, 조금 줄이면 넥스트랩으로 멜 수 있다. 길이를 끝까지 줄이면 이렇게 고리로 넣어서 핸드스트랩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이 활용도 하나 때문에라도 simplr F1 스트랩은 구매할 가치가 있다. 물론 핸드스트랩으로 만들었을 때 고리가 널럴해서 손에 딱 걸리는 느낌은 아니지만, 핸드스트랩 자체가 낙하를 방지하는 데에 목적을 두기 때문에 이렇게 걸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국내에서는 simplr F1 스트랩이 거의 알려지지 않아서 생소하기도 하고, 항상 무언가를 살 때 '이 돈이면 이걸 산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여 픽디자인과의 경쟁에서 밀리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픽디자인만큼, 아니 그 이상의 활용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픽디자인이 자랑하는 앵커시스템의 견고함과 편의성이 너무 막강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픽디자인 사이에서 엄청 고민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모쪼록 새로운 스트랩을 소개하고 사용해보는 것은 늘 재밌는 일이다. 특히 돈값하는 새제품을 사용해볼 때면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simplr f1 스트랩은 큰 재미를 준 스트랩이라고 할 수 있겠다.